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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가이던스 부진에 주가 20% 폭락...경영진 향한 비난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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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가이던스 부진에 주가 20% 폭락...경영진 향한 비난 ‘폭주’

한 여성이 2024년 6월 17일 미국 뉴욕시 5번가에 있는 나이키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 NYC 내부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 여성이 2024년 6월 17일 미국 뉴욕시 5번가에 있는 나이키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 NYC 내부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스포츠 웨어 회사인 나이키가 연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낮춘 뒤 주가가 28일(현지시각) 거래에서 폭락하자 경영진을 향한 월가의 비난이 폭주했다.

나이키는 이번 달에 시작된 2025 회계연도 매출이 한 자릿수 중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올해 약 2%의 매출 증가 전망을 뒤엎은 것이다.

이에 나이키 주가는 이날 1980년 상장 이래 가장 큰 폭의 낙폭을 기록하며 20% 폭락했다. 하루 동안 회사 시총이 280억 달러 증발했고 최근 1년 동안 주가 하락 폭도 33%에 달했다.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월가에서는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최소 6개 투자은행이 나이키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매수와 보유 및 매도 추천 비율을 대변하는 나이키의 컨센서스 등급은 이날 5점 만점에 3.8점으로 하락해 6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UBS의 제이 솔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메모에서 ”나이키의 펀더멘털 추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쁘다“면서 나이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7일 실적 발표 이후 가이던스 하향 조정이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판매 둔화, 중화권에서의 '거시적 불확실성 증가', 시장 전반의 '고르지 못한 소비자 트렌드' 등을 가이던스 하향 조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최고경영자 입지 '흔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나이키 실적 부진 전망의 화살을 회사 경영진에게 돌렸고 존 도나호 최고경영자(CEO)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도 속속 제기됐다.

나이키의 공동 창업자인 필 나이트는 성명을 통해 도나호 CEO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의 짐 더피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의 신뢰성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최고경영진의 교체 가능성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중국 시장의 실적 부진과 환율 역풍 등은 나이키가 통제할 수 없는 문제지만, 다른 것들은 도나호 CEO의 리더십 아래 나이키가 직접 만들어낸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는 리서치 노트에서 ”나이키의 가이던스 하향 조정은 운동화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때문이 아니다“면서 아디다스, 퓨마, 뉴발란스와 같은 브랜드는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많은 신생 경쟁사들이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더 이상 나이키의 프랜차이즈 운동화인 에어포스1이나 조던1 등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데이터의 매니징 디렉터인 닐 손더스는 ”나이키 경영진이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한 2025 회계연도 가이던스로 인해 경영진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나이키의 도나호 CEO는 이베이와 클라우스 컴퓨팅 플랫폼인 서비스나우에서 CEO를 역임한 뒤 2020년 1월에 나이키에 합류했다.

뉴버거 버먼의 케빈 매카시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에 "나이키의 회사 경영진 교체가 필요하다"며 도나호 CEO의 고용 계약이 곧 만료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