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가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월 신규 고용 규모가 19만 명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됐다고 이 매체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5월 신규 고용 27만 2000명에 비해 8만 2000명 줄어든 수치다. 6월 실업률은 5월과 같은 4.0%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실업률은 2022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첫 4%대를 기록하는 것이다.
최근 비어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나 장기 실업 수당 청구자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노동 시장 열기가 식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노동 수요는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고용주는 임금 상승세 둔화로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은 그만큼 낮아진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5월에 비어 있는 일자리가 2021년 초 이후 처음으로 8백만 개 이하로 내려갔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노동 시장의 수요 흐름을 보여주는 구인 규모가 4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 구인 건수는 805만 9000건으로 전월 대비 29만 6000건 줄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구인 건수는 2022년 3월 1200만 명을 정점으로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다.
미국에서 2주 이상 실업 수당을 청구하는 건수가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최소 2주 이상 실업 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6월 9∼15일 주간 183만 9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 8000건 늘었다. 이는 2021년 11월 7∼13일 주간(197만 4000건)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5월에 전년동기대비 2.6% 오르며 3년이 넘는 기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월 이후 4월까지 3개월 연속 2.8%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근원 가격지수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더 잘 나타낸다는 게 연준의 평가다.
5월 개인소비지출(명목)은 전월 대비 0.2% 증가해 4월(0.1%)보다는 올랐지만, 2월(0.6%), 3월(0.7%)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낮았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내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연준은 통화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보다는 PCE 가격지수를 준거로 삼는다.
지난 12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3.3%)이 개선된 데 이어 이날 발표된 PCE 가격지수도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연준이 지난 12일 연내 1회 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과 달리 횟수를 2회 이상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포르투갈에서 오는 2일 열리는 ECB 연례 포럼에서 연설한다. 이때 파월 의장이 향후 통화 정책과 관련해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