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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 세계 최고속 열차 노선 2027년 개통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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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 세계 최고속 열차 노선 2027년 개통 '좌초 위기'

자기부상 방식의 주오신칸센 열차. 사진=도카이 여객철도이미지 확대보기
자기부상 방식의 주오신칸센 열차. 사진=도카이 여객철도
‘철도 강국’ 일본이 야심 차게 추진해왔던 세계 최고속 열차의 노선 개통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시속 600㎞ 이상이 가능하다는 자기부상열차 ‘주오신칸센(中央新幹線)’이 달릴 새 고속철도 노선 얘기다. 일본은 이미 지난 1997년 시속 550㎞로 달릴 수 있는 첨단 열차를 개발했다. 그리고 2027년 첫 개통을 목표로 이 열차 운행 노선 상용화를 추진해 왔으나 당초 목표대로 개통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 도쿄~나고야~오사카 연결하는 세계 최고속 자기부상열차 운행 노선


주오신칸센은 일본 수도 도쿄~나고야~오사카를 연결하기 위해 일본이 건설해온 자기부상열차 노선으로 일본항공과 일본 국유철도(JNR)가 정부 자금을 받아 추진해온 대형 국책사업이다.

신칸센이 영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초전도 리니어로도 불리는 자기부상열차 방식을 채택해 일본에서는 ‘리니어 주오신칸센'으로 통하기도 한다.

현재는 JNR로부터 철도 사업을 계승한 민영 JR그룹의 여객 철도 부문인 도카이 여객철도(JR 도카이)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 노선에 투입될 자기부상열차는 중앙일본철도(CJR)와 철도종합기술연구소(RTRI)가 공동 개발했다.

주오신칸센 열차는 현재 세계 최고속 열차로 중국 상하이에서 앞서 개통된 ‘마그레브 자기부상열차’보다 시속 48㎞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일본 정부의 허가가 났고 9조 엔 이상의 사업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도쿄~나고야 구간 영업을 2027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4년 착공에 들어갔다. 도쿄~나고야 노선이 완성되면 두 지역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30분에서 불과 40분으로 크게 단축될 예정이었다.

나고야~오사카 구간의 영업은 오는 2045년 이후로 예정돼 있었다. 도쿄~나고야~오사카를 잇는 구간 총길이는 480㎞가 넘고 이 노선에 자기부상열차가 투입될 예정이었다.

자기부상열차의 최대 장점은 소음과 진동이 없는 안락한 승차감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개통 목표 시점이 3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주오신칸센 노선의 일부 구간에서 하천수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철도를 놓는 공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터널 공사와 수자원 고갈 문제 대립


이 같은 사실은 사업 시행업체인 JR 도카이의 니와 슌스케 사장의 입을 통해 지난 3월 확인됐다. 당초 목표한 오는 2027년 첫 개통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니와 사장은 지난 3월 29일 일본 국토교통성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언제 개통이 가능할지는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대한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해 주오신칸센 개통에 큰 차질이 빚어졌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도쿄~나고야를 오가는 노선의 중간에 위치한 시즈오카현의 구간에 대한 공사가 언제부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밝혀 첫 개통 시점이 매우 지연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시즈오카현은 주오신칸센 열차가 지나는 터널이 위치한 곳이지만 시즈오카현 주민들이 시즈오카현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오이강의 수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터널 굴착 공사에 2021년부터 반대해왔고, 가와카쓰 헤이타가 시즈오카현 지사도 주민들의 이 같은 민원에 동조해 “70만 명에 달하는 현민들의 수자원을 위협하는 터널 공사에 찬성할 수 없다”며 반대 움직임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니와 사장은 “시즈오카현의 터널 굴착 공사를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더 걸릴 수 있다”고 토로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