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열린 미국 대선 첫 TV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한 이후 시장은 11월 미국 대선이 경제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에 촉각을 세웠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3.8bp 오른 4.758%에 거래됐다.
바클레이즈의 금리 전략가들은 투자자 메모에서 11월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 보임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목표치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을 채권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MO캐피털 마켓의 이안 렌겐과 베일 하트먼은 블룸버그에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탈환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아졌음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을 훨씬 더 큰 잠재적 시장 이벤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토론회에서 수입품,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에서 불법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추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전면적인 감세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악화시키고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통과된 대규모 감세 법안이 내년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면 감세안이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선 TV 토론회 이전까지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4.287%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블룸버그에 “지난주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두 후보 모두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 여러 민주당 의원이 바이든의 부진한 토론회 성적을 이유로 백악관 경선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면서 미국 정치 지형이 매우 불확실해졌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목하는 물가 지표인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2.6% 상승해 전월의 2.7%보다 하락했지만, 시장은 대선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달러 강세 탄력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확대로 달러 강세가 탄력을 받았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주에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날 거래에서도 0.2% 상승했다.
달러 강세에 반해 일본 엔화는 근 38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면책 특권 적용 여부 판단을 하급심 법원으로 넘기면서 달러는 상승 폭을 키웠다.
대법원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건 재판이 11월 대선 전에 열릴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트럼프의 재선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교역 정책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런던 소재 라보뱅크의 통화 전략 책임자인 제인 폴리는 블룸버그에 “트럼프가 대규모 관세 정책을 추진한다면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매우 빠르게 중단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인 미라 찬단과 팀은 지난 28일 자 투자자 메모에서 “트럼프의 관세 및 교역 정책 위험을 고려할 때 연준의 완만한 정책 완화만으로는 달러 약세를 이끌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를 의미 있게 낮추려면 미국 이외 국가 경제의 성장률 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엔화는 이날도 달러 대비 0.5%가량 하락하며 161.73엔까지 떨어졌다. 엔화는 올해 하락 폭만 약 13%에 달하는 가운데 일본 외환 당국 관계자들의 반복된 개입 경고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지속적인 달러 강세를 견인하는 가운데 시장은 오는 5일 발표될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