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내몽고 지역 희토류 산업 투자 설명회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여실히 드러났다. 한 투자자는 미중 갈등의 핵심 자원인 희토류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중국이 진정으로 환영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중국은 설명회 직후 희토류 관리 규정을 강화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실제로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진핑 주석의 국가 안보 강화 정책과 경제 개방 정책 사이의 모순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지도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3월 미국 재계 지도자들과 만나 신뢰 회복에 나섰고, 리창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도 외국 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싱가포르는 중국과의 지리적, 정치적, 문화적 근접성으로 중국 투자 유치의 주요 거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투자 유치는 쉽지 않다. 상하이 투자 설명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교육 및 기술 분야 단속 이후 사유 재산 보호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후난성 관리들은 싱가포르 호텔에서 테크 파크 투자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중국 공무원들은 팬데믹 이후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로 해외 투자 유치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캄보디아,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 유치단을 파견했지만,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일부 성공 사례도 있었다. 독일 방문단은 폭스바겐과 협력 강화를 약속했고, 유럽 방문은 중국 자동차 및 제약 회사의 유럽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중국 공무원들의 해외 투자 유치 활동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무원들의 해외 투자 유치 노력이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낮은 수준의 대표단의 경우 성공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고, 실질적인 투자 협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해외 자본 유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시진핑 주석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중국의 투자 유치 난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