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등의 구호가 선거의 흐름을 바꾼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 바이든의 선거구호
이 구호는 재선을 통해 그간 해 온 일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이 구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의 잘못된 정책들을 바로잡고, 가치와 규범을 앞세운 동맹 외교를 통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실하게 회복하는 작업을 앞으로 계속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외에도 바이든 캠프는 부도덕한 트럼프와 차별화하기 위해 도덕적 리더십과 국가 통합을 강조하는 “미국의 영혼 회복”(Restoring the Soul of America), 미국 제조업 부활과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과 사회 개혁을 내세운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서민 중심의 정책을 강조하는 “국민을 위해”(For the People), 다인종 국가로 구성된 특성을 고려해 국가 통합을 강조하는 “분열보다는 통합”(Choosing Unity Over Division)도 주요 구호로 활용한다.
◇ 트럼프의 선거구호
트럼프는 간단하고 강력한 구호를 사용한다. 복잡한 정책과 메시지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짧은 문구나 약어 사용을 즐긴다.
이는 유권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 점, 길지 않은 글을 담기 쉬운 소셜 미디어에 활용하기 수월한 점, 핵심 정책 기조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강한 호소력을 지닌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트럼프가 가장 흔히 사용하는 선거구호 6가지이다.
첫째, “너무 커서 조작할 수 없다”(Too Big to Rig)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 부정 선거 때문이라는 주장과 연관이 있다. 민주당이 유권자 사기를 통해 불공정하게 이겼다고 주장하면서, 이번에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우편투표와 유권자 등록을 해, 더 높은 투표율로 트럼프가 얻은 표 차이를 “조작할 수 없도록 하자”고 말한다.
두 번째는 “투표의 늪”(Swamp the Vote)이다.
공식 명칭은 “투표 늪에 빠진 미국”(Swamp the Vote USA)으로, 지지자들의 대규모 투표 참여 촉구와 모든 투표 방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선 승리를 쟁취하자는 것이다.
세 번째는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다.
2008년 공화당 전국대회에 처음 사용된 구호로, 미국의 국내 석유 및 가스 생산을 늘려, 에너지 독립을 주장하는 의미로 인기가 높다.
이 구호는 2008년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사라 페일린이 대중에 널리 전파했다. 트럼프가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그는 이 정책으로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네 번째는 “팁에 대한 세금 없음”(No Tax on Tips)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재선되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팁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서비스 근로자는 연방법에 따라 팁 수입을 보고해야 하며, 일반 소득으로 과세가 된다. 트럼프는 이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한다.
다섯 번째는 “절대 항복하지 마라”(Never Surrender)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사당 폭동, 입막음 돈 빼돌리기, 기밀문서 취급 부실 혐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수사와 재판, 범죄 수사에 직면했다.
트럼프는 이런 재판이 바이든 행정부의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구호는 법적 문제와 정치적 도전에 굴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의지 표명이자 지지자들의 결집과 자신의 강인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섯 번째는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 만들라”(Make America Greater than Ever Before)이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 레이건 시대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통해 공화당의 노선을 바꾸어 놓았고, 이를 여전히 즐겨 사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종종 홍보 영상에 출연해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than Ever Before)라는 말로 끝맺는다. “Again”은 과거의 표준으로 회귀를, “ever before”는 새로운 정점에 도달을 의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