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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국민 '애국심', 최저 수준 지속...회복되지 않는 미국인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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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국민 '애국심', 최저 수준 지속...회복되지 않는 미국인의 자부심

미국에 대해 매우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미국민의 비율 추이.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 대해 매우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미국민의 비율 추이. 사진=갤럽

세계 최대 패권국가로 통하는 미국에 대한 미국 국민의 자부심이 역대급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성향과는 관계없이 미국민 전반에 걸쳐 20년 전에 비해 자긍심을 느끼는 비율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4일(이하 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 3~23일 미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다.

◇ 미국에 대한 강한 애국심 느끼는 美 국민 67%…역대급 최저 수준 지속

미국인의 자긍심을 묻는 여론조사를 매년 실시해온 갤럽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의 41%가 ‘미국인이어서 극히 자랑스럽다’고, 26%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둘을 합해 전체 응답자의 67%가 미국에 대한 강한 자긍심을 표시한 셈이지만 지난 2020년 조사에서 나타난 63%보다 불과 4%포인트 오른 수준이라고 갤럽은 설명했다. 2020년 조사에서 확인된 비율이 갤럽이 해당 조사를 벌인 것 중에 역대 최저였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보통 수준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18%, ‘거의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10%, ‘전혀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5%로 각각 나타났다. 이 역시 2020년 조사에서 확인된 15%, 12, 9%와 비교하면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미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미국민의 비율은 무려 3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낸 9·11 테러 사건이 터진 2001년 87%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이후 8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 2017년부터 75%로 떨어지기 시작해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갤럽은 분석했다.

◇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 간 괴리 심화


미국에 대한 자부심과 관련해 공화당 지지 유권자와 친 민주당 성향 유권자 사이의 괴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친 공화당 유권자의 59%가 매우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한 반면에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는 34%만 그렇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도층에서도 36%가 그렇다고 응답해 친 민주당 유권자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다.

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 간 격차는 25%p로 지난 2001년 조사에서 28%p를 기록한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면서 “민주당 지지자의 22%만 강한 자긍심을 느낀다고 밝힌 2019년 조사 결과를 제외하면 민주당 지지자의 부정적 인식이 역대급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갤럽은 강한 애국심을 갖고 있다고 답한 공화당 지지자의 비율도 여전히 민주당 지지자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2022년 조사에서 나온 역대 최저 비율인 58%와 비교하면 1%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Z세대 30% “아메리칸 드림 사라졌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미국의 Z세대 사이에서도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미국 성인 1119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아직도 있다고 보느냐’고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60%가 ‘그렇다고 본다’고 답한데 비해 Z세대에 속한 미국인의 30%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