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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은행, 상업용 부동산 '뇌관' 터지나... 금리 인상 직격탄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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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은행, 상업용 부동산 '뇌관' 터지나... 금리 인상 직격탄에 '휘청'

주가는 소형 은행이 더 떨어졌지만... 실제 부실은 대형 은행이 더 심각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소형 은행보다 대형은행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와이어드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소형 은행보다 대형은행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와이어드
최근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문제가 심상치 않다. 통상 지역 은행들의 위기로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대형 은행들이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4분의 1 이상은 지역 은행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무디스 분석에 따르면, 대출 부실은 대형 은행에서 더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모든 상업용 부동산 대출(CRE)이 똑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대출은 신용카드 대출과 달리 건물 종류, 임차인 유형, 대출 규모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진다.
실제 부실 위험은 대형 은행의 임대용 부동산 대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1분기 자료에 따르면, 자산 규모 1000억 달러(약 138조 원) 이상 대형 은행의 임대용 부동산 대출 부실 비율은 4.4%를 넘어섰다. 이는 자산 규모 1000억 달러(약 138조 원) 미만 은행의 부실 비율(1% 미만)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도심 오피스 빌딩, 대출 부실 '뇌관' 되나


이러한 현상은 대형 은행들이 주로 도심 상업용 부동산에 대출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임대료는 하락하면서, 임대용 부동산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오피스 빌딩 대출의 부실 위험이 더욱 커졌다.

대형 은행들은 이미 오피스 대출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두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거나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기 도래하는 대출 급증... 은행 부담 가중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도 상당하다. MSCI Real Assets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오피스 부채의 20%를 국내 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역 은행의 점유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만기 시점에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방식이 많아,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이 늘어날수록 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대형 은행들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파산이 늘어나면 임대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더욱 높아져 대출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한 경우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