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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 "사실상 우리가 승리" … 르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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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 "사실상 우리가 승리" … 르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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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RN 실력자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 이 총선에서 " 우리가 사실상 승리했다" 고 선언했다.

국민연합(RN)의 르펜은 8일 기자회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대통령과 극좌의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아니었다면 RN이 절대 과반이었을 것"이라며 "극우의 물결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이 총선 결선에서 3위에 그쳤지만 "우리 승리는 조금 늦춰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 RN이 의원 수를 두 배로 올렸으니 실망할 것 없다"라고도 말했다.
르펜은 이어 " 마크롱의 상황은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며 1위로 예상되는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를 가리켜 "멜랑숑이 총리가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결과 원내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으면서 향후 정부 운영 시나리오가 복잡하게 됐다.

출구조사 결과 예상을 뒤엎고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전체 의석 577석 가운데 178∼205석,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157∼174석, 극우 RN은 113∼148석을 얻을 걸로 전망됐다. 어느 진영도 과반인 289석에 미치지 못한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다시 출연하게 됐다. 프랑스에서 헝 의회란 의원내각제 정부 체제에서 의회 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상태(Hung)의 의회를 뜻한다. 2022년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과반에 미달한 245석을 얻었다. 프랑스 집권 세력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장악하지 못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절대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안 나오면서 총리 인선 절차는 안갯속이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한다. 정부 운영을 책임지는 총리는 함께 일할 장관들을 대통령에게 제청해 내각을 꾸린다. 문제는 하원에서 총리를 비롯한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집권 여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내 사람을 총리에 앉혔다간 곧바로 의회에서 거부당할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통상 하원 다수당의 지지를 얻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는 것을 관례로 하고 있다. 역대 프랑스 정치사에서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후 대통령과 총리의 정당이 다른 동거 정부가 탄생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1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정부 구성권을 줘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당장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 정당 LFI에는 정부 운영을 맡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터라 향후 총리 임명 과정에서 NFP 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실제 야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내 2당이 된 범여권 내에서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우파 공화당과 세를 규합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NFP와 RN 진영에서 바로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어 위험 요소가 크다. 정부 구성과 관련해 엘리제궁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에서 전체 그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차기 총리 배출이 유력시됐던 RN은 원내 3위 진영으로 밀리면서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잃게 됐다.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출구 조사 결과 후 좌파 연합과 범여권의 연대를 "불명예스러운 동맹"이라고 비난하며 향후 야당으로서 더 치열하게 야당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