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파산한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비트코인 보유 물량 80억 달러 상당이 유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도 시장을 짓눌렀다.
독일 정부가 온라인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약 5만 개의 비트코인 중 일부를 매각하고 있다는 소식도 가격 하락 압력으로 가세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지난주까지 4주 연속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의 사상 최고치인 7만3798달러 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약 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정부가 몇 주 동안 수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은 매각해 왔다는 소식이 최근 비트코인 가격 조정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CNBC는 블록체인 분석 회사인 아캄 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해 독일 연방형사경찰청(BKA)이 6월에 900개(52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금은 없어진 영화 불법 복제 웹사이트에서 압수한 물량이다.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BKA는 지난주에도 3000개(약 1억7200만 달러)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각한 데 이어 8일에도 2739개(약 1억55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내다 팔았다.
마운트곡스에 이어 독일 정부 매물이 가세하자 비트코인은 지난 5일과 이날 거래에서 5만5000달러를 반복적으로 내주며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됐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주춤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 에버그린 그로스의 암호화폐 투자 책임자인 헤이든 휴즈는 블룸버그에 “마운트곡스의 물량이 채권자들의 대량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비트코인이 6만 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반기 증언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