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은 여러 칩을 묶어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 칩이 외부와 신호를 주고받도록 집적회로와 전자기기를 서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최근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단품 칩으로는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졌다. D램을 쌓아 만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묶어 만드는 인공지능(AI) 가속기가 최첨단 패키징의 산물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패키징 연구 분야를 장비와 기구, 전력 이동과 열 관리, 커넥터 기술, 전자 디자인 자동화, 칩렛 등 5개 분야로 나눠 각 분야 프로젝트에 최대 1억5000만 달러까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칩렛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개의 칩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 수요에 따른 수혜는 TSMC와 ASE 등 대만 기업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TSMC는 약 10년 전부터 ‘CoWoS’로 불리는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다. CoWoS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연결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패키징 공정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패키징 물량을 독식했다. TSMC는 애플의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에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시스템온IC(SoIC)'를 적용할 예정이다. SoIC 기술은 여러 칩을 수직으로 쌓아 하나의 반도체처럼 작동하는 첨단 기술로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설하는 반도체 공장 투자 규모를 기존 17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약 56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첨단 패키징 관련 연구개발(R&D) 센터와 설비도 구축할 계획이다. 연간 2조원 이상을 패키징 라인 확충에 투자할 것으로 관련 업체가 전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칩스법 시행을 통해 지난 3년 동안 반도체 분야에서 3950억 달러(약 545조9295억원)를 유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날 보도했다. 여기에는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는 38억 달러 규모의 공장이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는 칩스법에 따라 약 390억 달러를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신설·확장·현대화하는 기업에 제공한다. 나머지 11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비로 사용된다. 방위산업 관련 반도체 업체에는 20억 달러가 지원된다. 국제적으로 안전한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지원금으로는 5억 달러, 반도체 산업 기술 인력 교육에 2억 달러, 무선 통신망 혁신 프로그램에 15억 달러가 각각 지원된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세액에서 25%를 빼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