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7.6%의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즉각 EU산 돼지고기 수입 제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EU의 조치가 자국 돼지고기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조사를 통해 EU산 돼지고기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관세가 인상될 경우, 세계 최대 돼지고기 시장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 돼지고기 생산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기준 EU는 27억 달러(약 3조7300억 원) 이상의 돼지고기를 중국에 수출했으며, 이는 EU 전체 돼지고기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의 이러한 전략은 EU 내부 분열을 유도하는 데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EU의 전기차 조사를 적극 지지하는 스페인은 이미 타협을 위해 EU 관리들과 협력할 의사를 밝혔다.
EU는 과거에도 중국의 무역 보복에 직면한 경험이 있다. 2013년 EU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유럽산 와인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EU 지도자들을 압박해 결국 관세 부과를 철회시킨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잃을 경우 유럽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돼지고기, 와인 등 농축산물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까지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게 되면 유럽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10월 말 최종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은 EU의 결정에 따라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이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 몇 달 동안 긴장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