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9일과 10일 의회에 출석해 연준이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시사한 터라 9월 금리 인하는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연내 2회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9월 인하 뒤 더 지켜볼 지가 관건이 됐다.
인플레이션 하락
노동부가 11일 발표한 미국의 6월 CPI는 파월 의장이 9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밝혔던 디스인플레이션, 즉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하강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6월 CPI는 전월비 0.1% 마이너스(-)상승률을 기록했다. 2020년 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 전월비 하락이다.
전년동월비로는 3% 상승에 그쳐 3년여 만에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5월에 기록한 전년동월비 상승률 3.3%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졌다.
월별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흐름이 좋았다.
근원 지수는 전월비 0.1%, 전년동월비 3.3%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각각 0.1%포인트 밑돌았다.
근원 지수 전년동월비 상승률 3.3%는 2021년 4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인플레이션 둔화 지속될까
이날 CPI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하고 있음이 확인돼 향후 인플레이션 하락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러 요인 가운데 무엇보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집중하고 있는 주거비용 인플레이션이 고비를 넘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주택 임대료, 자가의 경우 이를 주택 임대료로 환산해 계산하는 주거비용은 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변수다.
미 주거비용 인플레이션이 미 CPI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
이번 지표에서는 신축 주택 임대비용이 1년 반 만에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거비용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임금 상승 요인이 부르는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질 평균 시급은 전월비 0.4%, 전년동월비 0.8%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 12월은
파월은 10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증언에서 연준의 정책 무게 중심이 인플레이션에서 완전고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미 실업률이 지난해 초 3.4%에서 지난 6월 4.1%로 껑충 뛴 가운데 그동안 인플레이션에만 쏠려 있던 연준의 통화정책 무게 중심이 이제 완전고용까지 걱정하는 '균형'을 회복할 것임을 예고했다.
4.1% 실업률은 여전히 완전고용에 가까운 실업률이기는 하지만 1년 사이 1%포인트 가까이 실업률이 오른 것을 감안한 발언이었다.
전문가들은 노동 시장의 방향 전환은 순식간에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미 노동 시장이 어느 순간 급격한 침체로 전환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제 9월 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더 이상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융 시장에서는 9월 17~18일 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은 5.0~5.25%로 떨어질 확률은 83%, 이보다 0.25%포인트 더 낮은 4.75~5.0%로 떨어질 확률은 7.9%로 보고 있다. 동결 가능성은 9.1%에 그쳤다.
한 달 전에는 동결 가능성이 47.2%, 인하 가능성이 51.8%로 반 반이었다.
올해 마지막 FOMC인 12월 17~18일 회의에서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도 급격히 높아졌다.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목표치가 지금보다 0.5%포인트 이상 낮은 4.75~5.0% 이하가 될 확률이 91%에 육박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085%포인트 하락한 4.194%로 떨어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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