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각) 장중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상승 토대를 다시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장 중 1% 가까이 하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은 지속됐지만 폭락 장세에서 벗어나는 데는 성공했다.
깜짝 실적
반도체 폭락세를 일단 진정시킨 것은 TSMC의 탄탄한 실적이었다.
전날 네덜란드 반도체 리소그래피 장비 업체 ASML의 낙관 전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만 발언,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반도체 장비 수출 추가 규제 예상 등으로 폭락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폭락세는 피했다.
TSMC의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33% 급증한 208억2000만 달러, 미 증권예탁원 증서(ADR)를 기준으로 한 주당순익(EPS)은 조정치를 감안한 지표가 1.48달러였다.
매출 203억 달러에 ADR 기준 1.41달러 EPS를 예상한 월스트리트 전망을 웃돌았다.
3분기 매출 전망도 낙관적이었다.
TSMC는 이번 분기 224억~232억 달러 매출을 기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TSMC 매출 전망치 중앙값 228억 달러보다 낮은 226억 달러를 예상한 바 있다. 시장의 ADR 기준 EPS 전망치는 1.66달러다.
AI 반도체 수요 초과, 2026년까지 지속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과 대만 간 관계를 재고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대만이 반도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나타낸 점에 대한 질문이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쏟아졌지만 TSMC는 달라진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투자자들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TMSC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발언,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 보도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대신 그는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증설을 포함해 해외 생산 설비 확대 계획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TSMC는 아울러 코워스(CoWoS)라고 부르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능력을 연내 2배 넘게 확충하는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워스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설비다.
웨이 CEO는 특히 이같은 증설에도 불구하고 AI 반도체 공급이 앞으로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5년, 또는 2026년까지도 이런 초과 수요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멀리 봐라
폭락세는 일단 진정됐지만 이날도 반도체 종목들은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탄탄한 실적과 낙관 전망을 내놓은 TSMC도 ADR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AMD를 비롯한 미 주요 반도체 종목 역시 급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UBS는 반도체를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UBS 글로벌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해펄은 18일 분석노트에서 "AI 종목들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권고한다"면서 "AI는 앞으로도 수년 동안 주식 상승세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펄은 "반도체 장비, 그래픽반도체(GPU)와 맞춤형 반도체 설계업체, 파운드리 업체, 메모리 업체들"이 계속해서 혜택을 볼 것으로 낙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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