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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잡러' 전성시대 저물어간다...원격 근무 주춤·기업 감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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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잡러' 전성시대 저물어간다...원격 근무 주춤·기업 감시 강화

노동 시장 수요 둔화도 한 몫, 원격 근무 일자리 경쟁 치열

미국에서 출근제 전환 기업이 늘어나면서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의 전성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사진은 옐프의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모습.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출근제 전환 기업이 늘어나면서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의 전성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사진은 옐프의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미국에서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를 비롯한 원격 근무가 주춤하면서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N잡러의 전성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일(현지시각) “미국의 일부 직장인이 원격 근무제를 이용해 여러 개의 직업을 동시에 가졌으나 사무실 출근제 회귀와 노동 시장 위축으로 인해 한 개의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여러 개의 일을 하는 사람들인 '잡 저글러(job jugglers)'에게 문제가 생겼다”면서 “이제 과잉 고용(overemployment) 시대가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에서 최근에는 원격 근무 일자리를 찾기가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면서 “기업들이 출근제로 회귀함에 따라 원격 일자리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팬데믹 당시에는 원격 근무 일자리가 많아 여러 개의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과잉 고용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팬데믹 당시에 본업 외 부업을 통한 추가 소득 창출이나 자기 계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원격 근무 일자리는 팬데믹 당시에 비해 경쟁이 치열해졌다. 구직 사이트 링크트인에 따르면 2022년 4월에는 원격 근무 일자리가 전체의 20%에 달했으나 올해 5월에는 8%로 줄었다. 그렇지만, 지난해 12월에 구직자의 46%가량이 원격 근무 형태의 일자리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정보 통신 기업들이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분야는 팬데믹 당시에 원격 근무제를 널리 도입했고, N잡러가 많았다. 그렇지만, 이들 IT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원격 근무자가 근무 시간에 다른 일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널리 도입함에 따라 여러 일을 동시에 하기가 어려워졌다.
경제 전문포춘미 노동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에 미국 전체 근로자의 35%가 업무의 일부 또는 모든 업무를 재택근무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재택 근무자가 지난해 소폭 증가한 것미국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출근제 복귀 움직임에도 불구 재택근무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포춘이 지적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6월에 발표한 연례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근로자의 35%가 일부 또는 전체 업무를 재택으로 수행했다. 이는 2022년의 34%에서 증가한 수치다. 이 데이터는 미국인들의 시간 사용을 측정하는 '연례 시간 사용 조사(Annual Time Use Survey)'에서 나왔다. 재택근무 비율이 상승했다는 사실은 사무실 복귀 요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재택근무가 안정화됐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에서 팬데믹 당시에 과열됐던 노동 시장도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3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4만 3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보다 2만 명 증가한 수치다. 직전 주 수치는 22만 2000명에서 22만 3000명으로 1000명 상향 조정됐다. 이미 1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도 증가했다.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간 연속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186만 7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2만 명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1월 27일로 끝난 주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