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판매 실적이 미국 최대 전기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 판매 실적이 3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낸 분석기사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포춘 외에도 상당수 언론들이 캘리포니아주의 판매 실적이 발표된 뒤 테슬라의 미래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테슬라 캘리포니아주 신차 판매 3분기 연속 감소
포춘은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인 테슬라 본사가 이미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주로 옮긴데 이어 머스크가 겸영하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머스크의 개인회사인 소셜미디어 X 본사도 텍사스주로 옮겨질 예정”이라면서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들 역시 머스크에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캘리포니아주와 테슬라의 긴밀했던 관계가 갈수록 빠르게 소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춘은 이를 뒷받침하는 주요한 근거로 테슬라가 지난 2분기 신차 등록건수 기준 캘리포니아주에서 기록한 24.1%의 감소를 꼽았다.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도 9.8% 감소했고 올 1분에도 7.8% 줄어든 이어 2분기에는 감소 폭이 무려 24.1%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들어 현재까지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한 전기차 역시 지난해 대비 17%나 감소했다.
포춘을 비롯한 대개의 미국 언론들은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추락한 가장 큰 이유로 캘리포니아주를 지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전체에서 팔리는 전기차의 약 3분의 1이 캘리포니아주에 몰려 있고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되는 전체 자동차의 약 5분의 1이 전기차라서다.
◇테슬라 인기 시든 가운데 토요타·현대·포드 등 경쟁사들 치고 올라와
포춘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멀리한 것도 아니다.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들은 테슬라 전기차를 덜 산 대신에 토요타자동차, 현대차, 포드자동차 같은 테슬라 경쟁사들이 만든 전기차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토요타 브랜드의 전기차 신차 등록건수는 올들어 현재까지 전년 대비 108.1%나 폭증했고 같은 기간 현대 브랜드의 전기차 등록건수는 65.7%, 포드 전기차 등록건수는 26.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신차 판매량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이처럼 급감한 배경에 대해 브라이언 마스 CNCDA 회장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테슬라 판매 차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델3와 모델Y가 최근 5년 동안 아무런 업데이트가 없었고 테슬라에서 후속 모델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다른 전기차 브랜드에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했다”고 분석했다.
마스 회장은 “특히 테슬라 신차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대 아이오닉5가 캘리포니아주에서 3번째로 잘 팔리는 전기차로 등극하면서 이 자리를 차고 있던 테슬라 모델X를 밀어낸 점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전기차 구매에 적극적이었던 민주당 지지 성향 소비자들 등 돌려
그러나 포춘은 테슬라가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단순히 판매량이 줄어든 것만 주목해 접근할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포춘은 “캘리포니아주의 등록 유권자 가운데 민주당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6.9%나 되는 반면에 공화당 지지자는 23.9%에 그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동안 나온 각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 성향의 소비자들이 주로 또는 가장 적극적으로 전기차를 소비해왔는데 캘리포니아주와 갈수록 멀어지는 머스크 테슬라 CEO의 행보로 테슬라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비호감이 미국에서 가장 큰 경제력을 지닌 지역이자 최대 전기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확산되고 있는 것이 테슬라 입장에서는 더 근원적인 위기라는 얘기다.
평판관리 전문 컨설팅업체이자 시장조사업체인 캘리버는 “정치적으로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머스크를 선호하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좋아하지 않지만 민주당 성향 소비자들이 내연차보다 전기차를 선호하기 때문에 테슬라 전기차도 적극 구매해왔다”면서 “그러나 캘리포니아와 척을 지는 행보를 그동안 보여왔던 머스크가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피격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전면적으로 선언하면서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크게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스 회장 역시 “브랜드 자체에 대한 반감이 생기면 소비자들의 구매에도 반드시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해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