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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ETF, 순조로운 출발...장기적인 낙관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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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ETF, 순조로운 출발...장기적인 낙관론 '솔솔'

2021년 11월29일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나타내는 토큰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1월29일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나타내는 토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첫날인 23일(현지시각) 10억 달러 이상 거래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이날 이더리움 가격은 하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전반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CNBC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이더리움 현물 ETF 첫 거래일을 맞아 9개 ETF에서 10억 달러 이상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첫날 46억 달러가 거래된 것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지만, 상장 첫날임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줄 만한 성적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가 2억480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ETF로 전환된 그레이스케일의 이더리움 트러스트는 약 4억5800달러가 거래됐다. 비트와이즈 에셋 매니지먼트의 ETF도 9400만 달러 이상이 거래되며 견고한 수요를 확인했다.

라운드힐 파이낸셜의 리서치 및 운영 담당 부사장인 드루 월시는 “이더리움 ETF와 비트코인 ETF의 고객층이 비슷하다”면서 “자산군을 처음 접하고 암호화폐에 노출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매트 호건은 블룸버그 TV에 “솔직히 말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면서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가격은 하락


예상보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이더리움 ETF 출시 첫날을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가격은 웃지 못했다.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채권자들에게 비트코인을 돌려주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으로 비트코인을 이체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이 3% 하락하는 등 암호화폐 전반의 가격 하락 압력이 강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각각 22.85%와 12.75%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전 7시36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55% 하락한 6만5932.29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전일 뉴욕 시장에서 1% 미만으로 하락한 뒤 이날 오전에는 0.65% 오른 3472.13달러에 거래됐다.

10년 전 대규모 해킹 이후 파산한 마운트곡스는 오는 10월까지 14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사건 피해자들에게 반환해야 한다.

장기적인 낙관론


가격이 이날 하락했지만, 시장은 이더리움 ETF의 성공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더리움 ETF에 자금이 얼마나 유입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향후 1년 동안 48억~64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이보다 적은 32억~40억 달러 사이의 자금 유입을 예상하기도 한 가운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더리움 ETF에 비트코인 ETF 대비 약 20% 수준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젠슨은 많은 투자자가 이미 올해 초 출시된 비트코인 ETF에 투자했기 때문에 이더리움 ETF에 대한 투자는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젠슨과 팀원들은 “비트코인 시총이 1조3000억 달러가 넘고 이더리움보다 약 3배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물 이더리움 ETF의 전체 자금 흐름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약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 장세 불가피...대선 불확실성도 가세


다만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도 계속해서 변동성이 큰 장세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넥쏘의 공동 설립자인 앤서니 트렌체프는 지난 1월 비트코인 ETF 출시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뒤 20% 급락했고 이후 신고점을 경신한 점을 상기시켰다.

암호화폐 리서치 플랫폼 DYOR의 벤 커랜드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ETF와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ETF로의 자금 유입이 시장을 크게 움직일 만큼 충분한 공급 충격을 일으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불출마 결정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의 바톤을 이어받아 민주당 후보로 낙점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입장을 일단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넥쏘의 트렌체프는 "비트코인이 최근 고점에서 하락한 것은 해리스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갑자기 등판한 것을 반영한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암호화폐 옹호 입장으로 암호화폐에 유리하게 기울어지는 듯했던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