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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월세 사는 美국민 과반 "내 집 마련, 평생 불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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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월세 사는 美국민 과반 "내 집 마련, 평생 불가능할 듯"

매물로 나온 미국 버지니아주 옥튼의 한 주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매물로 나온 미국 버지니아주 옥튼의 한 주택. 사진=로이터

현재 월세로 살고 있는 미국 국민의 절반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평생 실현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면성실하게 일하면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이 미국 서민들 사이에서 점점 요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여러 요인이 배경으로 작용하지만 내 집 마련에 드는 비용, 즉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의 심리적 저지선인 7%를 돌파하는 등 주택구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월세 사는 美국민 54% “내 집 마련하고 싶지만 평생 불가능할 듯”

29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CNN이 시장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미국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24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현재 월세 형태로 살고 있다는 응답자의 압도적 다수인 86%가 “집을 마련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월세살이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밝힌 이들 가운데 과반인 54%는 “평생 내 집 마련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답했다.

CNN은 “미국 서민들이 이처럼 내 집 마련에 대해 비관론을 피력하고 있는 것은 거듭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 속에 모기지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주택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 美 중위 주택가격 사상 최고


CNN은 “최근 들어 모기지 금리 증가세가 다소 진정된 것과 미 연방준비제도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 때문에 다소의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으나 주택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20년 이후 최근까지 5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위 주택가격은 42만6900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오르면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난 5월 현재 중위 주택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9% 가까이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 젊은층 경제적 여력, 상대적으로 더 열악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층의 경제적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월세 주택 거주자 가운데 45세 미만 응답자의 90%가 단기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힌데 비해 45세 이상 응답자의 경우 79%가 비슷한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은 과거 세대에서 쉽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월세로 살고 있는 응답자의 68%가 “내가 어렸을 때는 부모가 집을 갖고 있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