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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금리 인상 시점 논의… 美 연준 금리 인하 움직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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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금리 인상 시점 논의… 美 연준 금리 인하 움직임 고려

엔화 강세 전환에 통화정책 부담 완화… QT 계획 구체화 예상
소비 침체·물가 상승 지속 여부가 금리 인상 향방 가를 듯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건물에서 펄럭이는 일본 국기. 사진=로이터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건물에서 펄럭이는 일본 국기. 사진=로이터
일본은행(BOJ)이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을 논의할 예정이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어, BOJ의 통화정책 운용 부담이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BOJ는 이번 회의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는 양적 긴축(QT)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간 이어진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점진적 축소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엔화 강세 전환에 BOJ 통화정책 부담 완화


최근 엔화 가치는 38년 만에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은 것이다. 엔·달러 환율은 7월 중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엔화 강세는 BOJ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엔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안정되면 BOJ는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 부담을 덜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는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수 있다"며 "금리를 인상하고 싶다면 임금 상승으로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고, 안전하게 플레이하고 싶다면 더 많은 데이터를 기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QT 계획 구체화… 금리 인상 시점은 '신중 모드'


BOJ는 이번 회의에서 QT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BOJ가 1년 반에서 2년 내에 월별 채권 매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의 4분의 3 이상이 BOJ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BOJ는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하고, 단기 금리를 -0.1%로 유지하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웃돌면서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다만, BOJ는 임금 상승이 동반되지 않은 물가 상승은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BOJ는 임금 상승 추이와 경기 회복세를 면밀히 지켜본 후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침체·물가 상승 지속 여부가 금리 인상 향방 가를 듯


일본 경제는 핵심 인플레이션이 2년 이상 BOJ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고, 근로자들은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임금 인상을 받으면서 전환점에 서 있다.

그러나 생활비 상승으로 소비가 침체되면서 1분기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가계가 물가 상승을 얼마나 더 감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BOJ는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치 근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엔화 강세가 지속되고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 BOJ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반면,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고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면 BOJ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상을 미루거나 추가 완화 정책을 시행할 수도 있다.

BOJ의 금리 인상 시점은 일본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BOJ의 향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