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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노동시장 냉각·붕괴 진단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폭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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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노동시장 냉각·붕괴 진단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폭 결정

6월 구인 건수 소폭 감소, 고용이 '골디락스' 마지막 퍼즐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30, 3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사진은 미국의 한 구인 광고.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30, 3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사진은 미국의 한 구인 광고.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전개될지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로 노동시장이 꼽힌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내림세로 돌아섰으나 노동시장이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0, 3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통화정책을 결정하면서 노동시장 동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노동시장이 ‘냉각’될 것인지, 아니면 급속하게 ‘붕괴’할 것인지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예의 주시한다. 만약 노동시장이 서서히 냉각되지 않고, 급속한 수요 감소 사태에 빠질 것으로 연준이 판단하면 금리 인하 속도를 올리고, 인하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골디락스 경제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로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도 물가 상승이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골디락스 경제에서는 물가 상승 부담 없이 실업률 하락, 소비 확대, 주가 상승,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노동시장의 수요 흐름을 보여주는 구인 규모가 6월 들어 전월 대비 소폭 줄었다. 미 노동부가 30일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구인 건수는 818만4000건으로 전월 대비 4만6000건 줄었다. 미국의 구인 건수는 2022년 3월 1200만 건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오다 지난 4월엔 2021년 2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의 6월 채용공고 건수가 지난 5월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 비율(job openings rate)은 4.9%로 전월과 같았다. 구인 공고 비율은 전체 고용구인의 합에서 구인 비율을 산출한 것이다. 6월 채용(hires)은 534만1000건으로, 전월치 565만5000건보다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5만4000명 감소했다. 채용 비율(hires rate)은 3.4%로 직전 달의 3.6% 대비 하락했다. 채용 비율은 전체 고용 중 채용 비율을 산정한 것이다. 6월 퇴직(separations)은 509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달 수치 539만7000건보다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4만4000건 감소했다. 전체 퇴직 비율(separations rate)은 3.2%로 전월의 3.4%보다 낮았다. 퇴직 비율은 전체 고용 중 퇴직 비율이다.
미국 노동시장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700만 건대 안팎이었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내려가려면 노동시장 초과 수요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22~2023년 당시의 고용시장 과열 상태가 해소되고 있다”면서 “이제 경제 당국자들은 노동시장이 새로운 경로로 자리를 잡을지, 아니면 악화할지 따져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 해답이 연준의 미래 통화정책에 중심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정책 결정권자들이 노동시장 약세가 이미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기에 앞으로 급속히 더 나빠질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구인 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고, 파트타임 고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의 임시직 고용도 줄어들고, 이직자 숫자도 감소하고 있다고 NYT가 지적했다. 노아 요시프 미국채용협회(ASA)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매체에 “좋은 소식은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으나 붕괴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냉각의 강도가 급속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제지표는 대체로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2.8%를 기록했다. 고금리 환경에서도 소비 지출, 기업 투자 등이 늘면서 시장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5% 각각 상승함으로써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6월 미국의 실업률이 4.1%로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0.1%)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