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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위기의 본질, 구매 고객 이반에도 ‘無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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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위기의 본질, 구매 고객 이반에도 ‘無대책’

싱가포르에 있는 테슬라 서비스센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에 있는 테슬라 서비스센터.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전례 없는 대대적인 가격 할인 정책에도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후발 주자들의 맹추격 속에 전기차 시장에 대한 지배력도 그 어느 때보다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지난 2분기 순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45%나 폭락하고,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50% 아래로 떨어진 것이 이를 잘 뒷받침한다.

그러나 테슬라가 앞으로도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가 작금의 위기를 맞은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그 필연적인 결과로 마땅한 대응 방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신규 전기차 고객들로부터 멀어져가는 테슬라


미국의 유력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 전기차 구매 고객이 왜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떨어져 나가고 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테슬라가 직면한 위기의 핵심이라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지적했다.

그 핵심은 테슬라라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아니라 충성도가 높지 않은 잠재적 고객들, 즉 앞으로 공략해야 할 예비 또는 신규 고객들이라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P파워가 최근 펴낸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진단했다.

2024년형 전기차를 구매한 지 3개월이 지난 소비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JP파워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의 인기는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기존 고객층에서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전기차 세계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 고객들 사이에서는 테슬라 브랜드의 인기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오히려 테슬라 전기차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형태의 전기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된 디자인이나 기술이 전례가 없거나 파격적이어도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은 감내하는 경향이 있지만, 신규 전기차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만드는 내연 차량의 전기차 버전에 대한 호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 테슬라, 모델Y 출시한 지 4년이나 흘렀어도 신제품 내놓지 않아


테슬라가 상당히 오랜 기간 새로운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구매 고객 이반(離叛)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테슬라는 주력 제품인 모델3의 부분변경 모델을 미국에서 지난 1월 출시했고, 모델Y의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으로 최근 내놓은 사이버트럭을 제외하면 전혀 새로운 후속작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새로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모델Y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도 올해가 아닌 내년 이후에나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시사한 바 있다.

모델Y는 테슬라 입장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효자 상품임에 틀림없으나 출시된 지 무려 4년이나 흘렀을 정도로 연식이 떨어지는 제품이기도 하다.

심지어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은 “테슬라 모델Y가 출시된 지 4년이나 됐다는 것은 수시로 제품이 업그레이드돼 출시되는 관련 업계의 통상적인 흐름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테슬라 외의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잠재적 소비자들을 점점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기존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도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