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미국의 실업률 추이를 보면 ‘샴의 법칙’에 따른 경기 침체가 임박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클라우디아 샴이 만든 이 법칙은 실업률 3개월치 평균이 1년 내 저점 대비 0.5%포인트 이상 상승하면 경기 침체가 온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샴의 법칙’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우리 정책 결정권자들은 노동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조짐이 있고, 또 그 이상인지 모르지만, 우리가 잘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미 노동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9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4000건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첫째 주간(25만8000건)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월 14∼20일 주간 187만7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3만3000건 늘었다. 이는 2021년 11월 7∼13일 주간(197만4000건) 이후 약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지난 4월 하순 이후 지속해서 상승 흐름을 보인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의 증가는 실업 후 새 일자리를 바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미 노동부는 1일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계절 조정 기준 전분기 대비 연율 2.3% 증가한 것으로 예비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분기 수치(0.4% 상승)에 비해 대폭 개선된 수준이다.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2.7% 상승했다. 2분기 비농업 단위노동비용은 전분기 대비 연율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3.8% 급등했던 단위노동비용 상승세가 크게 완화된 것이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7월 민간기업 임금상승률은 전년 대비 4.8%로 2021년 7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고용비용지수(ECO)는 전분기 대비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1.2%보다 0.3%포인트 떨어졌고, 월가 예상치(1.0%)도 밑돌았다. 고용 비용의 약 70%는 임금이 차지한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5% 각각 상승함으로써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6월 미국의 실업률이 4.1%로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는 노동시장 과열 상태가 해소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0.1%)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