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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가상자산 정책 놓고 내분...해리스는 아직 중립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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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가상자산 정책 놓고 내분...해리스는 아직 중립 유지

트럼프는 '가상화폐 대통령' 내세우며 적극 공략, 민주당 '허니문' 깨질 위기

미국 뉴햄프셔주 살렘에 비트코인 현금자동인출기(ATM)가 설치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커감에 따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캠프가 관련 유권자 유치에 나섰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햄프셔주 살렘에 비트코인 현금자동인출기(ATM)가 설치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커감에 따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캠프가 관련 유권자 유치에 나섰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가상화폐 대통령’을 표방하면서 친(親)가상자산 노선을 취하고 있으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 진영은 여전히 내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일(현지시각)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후보로 나선 것을 계기로 민주당이 결속을 과시하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 가상화폐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가상화폐 관계자들과 만났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은 최근 가상화폐 지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은 가상자산 업계와 투자자들이 대선과 총선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 해리스 부통령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미 하원의원 13명은 지난주에 오는 19일 시작되는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민주당 정강 정책에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담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보냈다.

그렇지만,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일부 인사들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장한다. 워런 상원의원은 가상자산이 소비자와 금융시스템에 위험을 초래하고, 돈세탁과의 싸움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레드 셔먼 하원의원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정부가 유지해온 강력한 현상 유지 기조를 고수하라고 요구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대선 캠프는 아직 가상화폐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로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중도 사퇴를 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그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민주당이 허니문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치열한 대결이 이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가상자산을 둘러싼 대립은 그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가상자산거래소 등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1억6000만 달러(약 2193억원)가량의 선거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 임원과 투자자들은 친가상자산 후보자가 승리하도록 실탄을 공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상자산 시장 관련자들이 미 대선에 미칠 영향력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해에 가상자산을 보유하거나 실제로 사용한 미국 성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7%에 그쳤다고 지난 5월 밝혔다. 이는 2021년 당시에 비해 5%포인트가 하락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연설에서 그동안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게리 겐슬러 연방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고, 친가상화폐 인사를 그 자리에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미국이 세계에서 가상화폐의 수도가 되고,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될 수 있도록 계획안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규정이 필요하지만, 그 규정은 여러분의 산업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가상화폐 관계자들에게 밝혔다. 트럼프는 ‘대통령 가상화폐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스테이블코인의 틀을 마련하고,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2024 대선전에서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