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가상화폐 관계자들과 만났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은 최근 가상화폐 지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은 가상자산 업계와 투자자들이 대선과 총선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 해리스 부통령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일부 인사들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장한다. 워런 상원의원은 가상자산이 소비자와 금융시스템에 위험을 초래하고, 돈세탁과의 싸움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레드 셔먼 하원의원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정부가 유지해온 강력한 현상 유지 기조를 고수하라고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중도 사퇴를 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그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민주당이 허니문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치열한 대결이 이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가상자산을 둘러싼 대립은 그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가상자산거래소 등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1억6000만 달러(약 2193억원)가량의 선거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 임원과 투자자들은 친가상자산 후보자가 승리하도록 실탄을 공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상자산 시장 관련자들이 미 대선에 미칠 영향력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해에 가상자산을 보유하거나 실제로 사용한 미국 성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7%에 그쳤다고 지난 5월 밝혔다. 이는 2021년 당시에 비해 5%포인트가 하락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연설에서 그동안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게리 겐슬러 연방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고, 친가상화폐 인사를 그 자리에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미국이 세계에서 가상화폐의 수도가 되고,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될 수 있도록 계획안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규정이 필요하지만, 그 규정은 여러분의 산업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가상화폐 관계자들에게 밝혔다. 트럼프는 ‘대통령 가상화폐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스테이블코인의 틀을 마련하고,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2024 대선전에서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