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의 관측대로 다음 달 중 기준금리 조정에 관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의 결정이 금리 동결 쪽으로 나오든, 금리 인하 쪽으로 나오든 민주당과 공화당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금리 조정 시점을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목소리를 일축한 것이기도 하다.
◇ 파월 의장 “오직 데이터만 보고 판단 내릴 것”
1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8회 연속 동결하는 결정이 나온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관측대로 차기 대선을 두 달 앞둔 9월 중 금리 조정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경우 연준이 정치적 후폭풍에 휘말릴 우려가 있는데도 강행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정치적인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내리는 판단은 선거 전이든, 선거 중이든, 선거 후든 상관없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연준의 조치는 데이터, 전망, 리스크의 분산 필요성에 근거해 내려질 뿐이고 그 밖의 요인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는 차기 대선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다음 달 17~18일로 예정된 다음번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야후파이낸스와 한 인터뷰에서 “결정을 내릴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야후파이낸스는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이 그때 가서도 기대한 대로 진정되는 추세를 계속 보인다면’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트럼프 공화 대선후보 “대선 전 금리 조정 결정 반대”
그러나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달 금리 조정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경우 정치적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월 대선에서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돼온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경우 11월 이전에 연준이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해왔기 때문에 연준이 9월 FOMC 회의를 통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자신의 선거 구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조치라며 강력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파월은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처음으로 연준 이사가 됐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파월의 연준 의장 연임을 지지하는 등 두 번이나 민주당 행정부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본인의 당적은 공화당이고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시절 연준 의장으로 발탁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통화정책에 관한 한 민주당 편도, 공화당 편도 아니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민주당의 경우 연준이 고금리 기조를 오랜 기간 유지할수록 미국 경제 성장에 해를 끼칠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로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왔는데 9월 FOMC 회의에서 만약 금리 동결 결정이 나올 경우 연준에 대한 반발이 고조될 전망이라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