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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흑인 유권자들 “해리스, ‘가짜흑인 논란’ 가세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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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흑인 유권자들 “해리스, ‘가짜흑인 논란’ 가세 불필요”



중도하차한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에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지명될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도하차한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에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지명될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로이터

오는 11월 열리는 차기 미국 대통령선거에 후보직을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에 민주당 후보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해리스를 상대로 촉발시킨 ‘가짜흑인’ 논란에 굳이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첫 유색인종 부통령이란 해리스의 기록을 살려 미국 헌정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각시켜 미국 유권자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대다수는 다른 무엇보다 트럼프를 꺾을 수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해리스를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해리스와 미국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의 문제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흑인, 백인, 히스패닉계, 아시안계를 포함해 다양한 인종의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벌인 결과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가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으로 기록되는지 여부보다는 해리스가 차기 대통령으로서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중시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같은 여론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이 피력한 의견과 맥을 같이 하는 흐름”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NYT는 특히 버락 오바마가 지난 2008년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됐던 일과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지에 쏠렸던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 패한 일을 비교하면서 “상반된 결과를 낳은 이 두 사례는 대통령선거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느냐보다 어떤 인물이 대통령으로 더 적합한지를 선택하는 절차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NYT는 “비록 비중은 크지 않지만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조차 트럼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 역시 대통령으로서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7개 경합주 흑인 유권자들 “흑인 정체성보다 트럼프 꺾을 능력 있느냐가 중요”

NYT에 따르면 같은 유색인종인 해리스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를 꺾을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해 새 대통령으로서 능력을 갖췄느냐를 중시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진보를 위한 데이터’라는 진보성향 시민단체가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펜실베이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조지아주 등 미국 대선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7대 경합 주에 거주하는 흑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최근 벌인 조사에서 파악됐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정치인보다 해리스를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에 그친데 비해 실용적인 기준, 즉 트럼프를 꺾을 가능성이 얼마나 큰 지를 기준으로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의 조사 결과에 대해 선거분석 전문업체 스플릿티켓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다는 사실은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흑인 유권자들도 해리스가 인종적 정체성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는 것은 필요하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으며 오히려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리스에 대해 유력 대선주자인 트럼프가 가짜흑인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이에 맞대응해 논란 자체를 키우는 것보다는 다른 각도로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흑인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