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닥쳐 해당 주정부들이 비상대책 마련에 분주하고 한국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폭염이 전기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고온 현상이 전기차 배터리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정보업체 리커런트가 최근 이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내놔 전기차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2도까지는 주행거리에 큰 변화 없으나 35도 이상이면 크게 감소
일렉트렉에 따르면 리커런트는 현재 미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전기차 7500여대를 대상으로 여름철 고온 기후가 전기차 주행거리에 실제로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웬만한 고온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가더라도 전기차 주행거리는 2~5% 범위에서 감소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리커런트는 “이는 전기차 배터리에 일반적으로 장착되는 ‘열관리 시스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온이 그 이상 올라갈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커런트에 따르면 기온이 35도를 넘어서는 폭염의 상황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주행거리가 20~30% 범위에서 크게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배터리의 열관리 시스템도 35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는 성능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뜻이다.
◇배터리 낮은 충전 상태 또는 강한 햇빛에 장기간 노출시키면 안 되는 이유
리커런트는 이상 고온이 발생한 경우에는 두 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가지는 전기차 배터리를 낮은 충전 사태로 방치하는 경우이고 다른 한 가지는 전기차를 장기간 강한 햇빛에 노출시키는 경우다.
리커런트에 따르면 첫 번째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의 열관리 시스템 자체도 일정한 전력이 공급돼야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에 배터리 충전 상태가 매우 낮을 경우 열관리 시스템이 전기차를 폭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
두 번째의 경우 배터리의 열관리 시스템이 장기간 고온 환경에서 방치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리커런트는 “공항의 노상 장기주차장에 일주일 이상 전기차를 주차하는 경우를 비롯해 몇 주 이상 노상 주차장에 전기차를 주차해야 할 경우 그늘 진 곳을 찾아 주차하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에어컨 사용이 미치는 영향
무더위 속에 전기차를 운행하는 경우 에어컨 사용은 필수다.
리커런트는 “전기차를 몰면서 에어컨을 튼다고 해서 주행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에어컨 시스템 자체도 전기로 움직이므로 폭염 때문에 에어컨을 강하게 틀 경우엔 주행거리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커런트는 “전기차를 주행하기 시작한 뒤 에어컨을 작동하는 것보다는 주행 전에 미리 에이컨을 틀어 실내 공기를 식히는 것이 주행거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