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금융가에서는 연준이 이미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기에 긴급 진화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렇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과 글로벌 금융시장 동요를 이유로 연준이 FOMC 정례회의 중간에 긴급회의를 소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다만,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폭을 통상적인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를 내리는 ‘빅 스텝’, 또는 0.75%포인트 인하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글로벌 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으나 패닉에 빠질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WP는 “주식, 달러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미국이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WP는 “대부분의 경제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는 대체로 탄탄하다”면서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주요 주가도 최근에 사상 최고 수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일단 시장의 패닉 확산을 막으려고 한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5일 CNBC와 한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표 하나에 과잉 반응하지 않으며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고용지표가 기대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 침체 상황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경제 상황이 아니라 전망에 근거해 투자자들이 움직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소비자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일부 지표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현재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굴스비 총재는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이나 향후 금리 동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명예교수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연준이 다음 달 17~18일 FOMC 전에 0.75%p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0.75%p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하면 현재 5.25~5.50%인 연준 기준금리가 다음 달 FOMC 뒤에는 4.00~4.25%로 내려간다. 시걸 교수는 기준금리를 3.5~4%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고용시장 급랭에 따른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국 서비스업 고용시장은 확장 국면에 재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한 달 만에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회복한 것이다. PMI 하위 지수 중에서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신규 주문지수는 52.4로 전월 대비 5.1포인트 뛰었다. 역시 한 달 만에 기준선 위로 올라섰다. 고용지수는 51.1로 전달에 비해 5.0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을 넘어섰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