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의 주요 주가가 전날 급락했다가 6일 반등했으나 이코노미스트들과 월가의 경제 분석가들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P는 “미국 가계 소비자들이 최근 몇 년간 고물가·고금리, 휘발윳값 상승 등을 견뎌왔고, 이제 값싼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소득층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저축을 줄이고, 지출을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면서 “소비 지출은 여전히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소비를 부자들이 주도하고, 서민들은 이를 줄이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지난 2분기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총 가계부채는 2분기에 17조8000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1090억 달러(0.6%) 늘어났다. 미국의 총 가계부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3조7000억 달러 많은 수준이다.
특히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가 1500조원대를 넘어서고 연체율도 1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는 2분기 1조14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70억 달러(5.8%) 증가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는 팬데믹 시작 직후 감소했다가 2021년 이후 증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율(30일 이상)은 작년 2분기 7.2%에서 올해 2분기 9.1%로 올랐다. 이는 2011년 1분기(9.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90일 이상 장기연체율도 작년 2분기 5.1%에서 올해 2분기 7.2%로 2%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특히 18∼29세 젊은 층의 카드 장기연체율이 10.5%로 가장 높았고, 30∼39세도 9.7%로 뒤를 이었다.
미국인의 경제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구매 후결제 업체 어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0%가 현재 미 경제가 지난해 이후 침체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의 근거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압박 때문이라고 이 업체가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체로 미 경기 침체가 지난해 3월 시작됐고, 앞으로 1년은 더 갈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은 2020년 이후 경기 침체기를 맞은 적이 없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