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대규모 가격 인하에 따른 매출 둔화 속에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 분기 실적 발표에서 다이어트 약 시장에 대한 기대가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릴리가 하루 만에 이런 우려를 날려버렸다.
릴리 주가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날 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젭바운드 매출, 시장 전망 압도
GLP-1 계열의 다이어트 약 시장을 개척한 노보의 하루 전 분기 실적 발표는 투자자들에게 불길함으로 다가왔다.
노보의 2분기 매출은 1년 사이 55% 폭증한 116억6000만 크로네(약 17억 달러)였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35억4000만 크로네에 못 미쳤다.
노보는 일회성 리베이트로 인해 매출이 기대를 밑돌았을 뿐 시장 수요, 공급 모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다이어트 약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었고, 노보의 미국 증권예탁원 증서(ADR) 가격은 8.4% 폭락한 바 있다.
릴리도 덩달아 미끄러져 2.7% 급락했다.
이런 우려는 하루 만에 사라졌다.
릴리는 젭바운드 분기 매출이 12억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9억 달러를 압도하는 규모였다.
릴리의 젭바운드는 출시 불과 2개 분기 만에 시장을 개척한 노보의 위고비 매출을 추격하며 급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같은 성분의 2형 당뇨병 약인 모운자로 매출도 기대 이상이었다.
릴리는 모운자로 분기 매출이 3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24억 달러를 7억 달러 웃도는 좋은 성적이었다.
전망도 탄탄했다.
릴리는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GLP-1 계열 약물인 모운자로와 젭바운드의 호실적이 배경이었다.
릴리는 현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공급도 개선될 것으로 낙관했다.
반등 발판 마련했나
노보가 2년 전 개척한 GLP-1 계열 다이어트 약 시장에 릴리가 진입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릴리의 젭바운드는 지난해 11월 8일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시장에 깔리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약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노보는 시가총액 기준 유럽 1위 기업이 됐다. 릴리는 시총 기준 세계 1위 제약사로 우뚝 섰다.
그러나 최근 불안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약 부작용 문제가 불거졌고, 무엇보다 생산이 달려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 주가 오름세 발목을 잡았다.
노보의 위고비, 릴리의 젭바운드 등은 모두 FDA의 부족 의약품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다.
우려를 증폭시킨 것은 노보의 전날 분기 실적 발표였다. 기대 이하 매출 성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불안감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듯했다.
그렇지만 릴리가 이런 우려를 하루 만에 날려버렸다.
릴리는 젭바운드 깜짝 실적을 바탕으로 이날 폭등하며 지난달 15일 이후 14일까지 한 달 주가가 약 20% 폭락했던 흐름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릴리는 73.17달러(9.48%) 폭등한 845.31달러로 뛰었다.
전날 폭락했던 노보의 ADR 역시 이날은 폭등세로 돌아섰다.
노보는 8.94달러(7.50%) 폭등한 128.17달러로 올라섰다.
애널리스트들 일부는 릴리의 젭바운드 매출만 연간 1000억 달러에 이르고, 노보와 릴리 시총이 각각 5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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