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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급등·급락 반복…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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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급등·급락 반복…향후 전망은?

일본 도쿄에서 10,000엔, 5,000엔, 1,000엔의 신권이 유통된 날, 일본은행의 화폐 박물관에 전시된 신권 10,000엔 지폐에 홀로그램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일본 도쿄에서 10,000엔, 5,000엔, 1,000엔의 신권이 유통된 날, 일본은행의 화폐 박물관에 전시된 신권 10,000엔 지폐에 홀로그램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일본 엔화는 최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 차이로 인해 엔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22년 초부터 달러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일본 정부는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했다. 그러나 지난달 3일에는 달러당 161.96엔으로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엔화 반등


하지만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하고 미국이 통화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엔화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BOJ의 강경한 움직임과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고, 엔화는 달러에 비해 급등했다.

엔화 변동성, 왜 중요한가?

엔화의 변동성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엔화는 오랫동안 저렴한 자금 조달원으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에서도 BOJ는 금리를 매우 낮게 유지해왔고, 이는 투자자들이 엔화를 빌려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를 부추겼다.

일본은행 개입 목표의 변화


과거 일본 당국은 엔화가 너무 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 엔화 강세는 수출 의존적인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개입하고 있다. BOJ가 다른 중앙은행들과 달리 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에 엔화 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의 원인


엔화 약세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확대: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BOJ의 느린 통화 정책 정상화로 인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커졌고, 이는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늘어난 연료 및 원자재 수입: 일본은 과거보다 더 많은 연료와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엔화를 외화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 해외로 생산 기지를 이전한 일본 기업들은 수익을 본국으로 송환하기보다는 해외에 재투자하고 있다. 이는 엔화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왜 더 빨리 진행되지 않을까?


BOJ는 3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고 7월에 금리를 0.25%로 인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BOJ는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인 1~1.5%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너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이미 약한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고 취약한 경제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일본의 막대한 공공 부채에 대한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엔화 약세의 장단점


엔화 약세는 연료, 식품, 원자재 수입 비용을 증가시켜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이는 가계와 소매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 엔화 약세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엔화 기반 이익을 부풀려 일본 수출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이어져 관광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향후 전망


엔화 가치는 BOJ의 통화 정책, 미국 경제 상황,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BOJ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엔화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일본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엔화 가치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 엔화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