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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I 마케팅’ 시기상조? 소비자들, ‘AI’ 딱지 제품 뜻밖에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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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I 마케팅’ 시기상조? 소비자들, ‘AI’ 딱지 제품 뜻밖에 꺼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봇 AI 로봇청소기. 사진=삼성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봇 AI 로봇청소기. 사진=삼성
LG전자의 인공지능 씽큐(ThinQ) TV.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의 인공지능 씽큐(ThinQ) TV. 사진=LG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첨단 AI 기술을 내세운 마케팅도 기업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는 양상이다.
종전에는 ‘첨단(high tech)’이나 ‘스마트(smart)’ 같은 표현이 첨단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징하는 수식어로 통하면서 기업들의 제품 마케팅에도 흔히 활용됐으나 이제 AI라는 표현이 이들을 대체하는 추세가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다는 것.

첨단 AI 기술이 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결과다.
그러나 호텔·외식·관광경영 분야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한 국제 학술지를 통해 최근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른바 ‘AI 마케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 소비자들, 'AI' 딱지 붙은 제품 뜻밖에 꺼려


12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접객업 분야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진 도안 거소이 미국 워싱턴조립대 호텔경영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스피탈리티 마케팅·경영저널(JHMM)’에 지난 6월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AI’라는 표현을 제품 이름에 적용하는 일이 요즘 확산되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을 조사한 결과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오히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제품에 붙인 딱지는 ‘하이 테크’와 ‘AI’라는 차이가 있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제품을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소비자들에게 보여준 뒤 반응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예를 들어 동일한 진공청소기나 TV 같은 가전제품을 ‘하이테크’와 ‘AI’ 두 가지로 표현한 라벨만 다르게 처리해 실험 대상자들에게 보여준 뒤 구매하거나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물은 결과 AI라는 딱지가 붙은 제품을 사거나 써보겠다는 응답률이 단 한 건의 예외 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첨단 AI 기술이 적용됐다고 표현한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오히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 AI 기술 적용된 제품에 주저하는 이유


거소이 교수는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뜻밖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배경과 관련해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아직 장밋빛 환상을 품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AI 기술은 챗GPT 등장 이전부터 있었고 챗GPT 출현 이후에는 더욱 더 인간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AI 기술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직도 AI 기술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에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거소이 교수는 공상과학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로봇 등이인류의 적으로 규정되거나 악역을 맡고 있는 것도 첨단 AI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데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기술이 우리의 일상 생활에 파고 들 정도로 발전하기 전부터 로봇은 인류의 적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먼저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