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가 석자"인 인텔은 반도체 설계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암 지분에 참여해 암의 경영권을 지켜주는 한편 반도체 지적 재산권에 관해서도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잇단 영업 적자에 결국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암 지분 전량 매각이 알려진 14일(현지시각) 인텔 주가는 전날 5%가 넘는 급등세를 뒤로 하고 다시 하락했다.
전량 매각
인텔은 그동안 암 지분 일부를 매각하곤 했다.
급전 마련을 위해 보유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그렇지만 AI 붐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암과 전략적 제휴 관계는 지속했고, 이를 위해 지분 일부는 늘 들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공시에서 인텔은 이제 더 이상 암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공시에 따르면 인텔은 6월말 현재 암 지분을 모두 매각한 상태였다. 보유 중이던 약 180만주 모두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억4700만 달러 확보
인텔이 정확히 언제, 얼마나 매각했는지는 알 수 없어 구체적으로 암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2분기 암 평균 주가를 토대로 하면 암 지분 매각으로 인텔이 확보한 자금은 1억4700만 달러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돈 먹는 하마 인텔
인텔은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 TSMC가 장악한 파운드리 시장에도 군침을 흘리면서 뒤늦게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했다.
파운드리 생산 설비에 막대한 돈이 필요하지만 돈 나올 구석은 별로 없다.
영업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고, 주가도 올해 AI 테마주들이 폭등하는 와중에도 50% 넘게 폭락했다.
신주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형편이 못 된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 등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에 모두 편입돼 있는 인텔은 이달 들어 이들 3개 지수에서 가장 최악의 주가 성적을 내는 종목이다.
이달에만 주가가 35% 폭락했다. 2000년 9월 한 달 44% 폭락 기록을 갈아치울 지가 관건이 됐다.
돈 되는 것 다 판다
인텔은 1일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을 다시 실망시켰다.
순익이 기대를 밑돌았고, 이번 분기 실적 전망도 우울했다.
감원과 배당 중단도 선언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인텔은 결국 전략적으로 투자했던 암 지분 전량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공시를 통해 암 지분 보유가 처음 확인됐지만 1년도 채 안 돼 이 지분 모두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암 지분 매각은 인텔이 이제 돈 되는 자산은 모두 매각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인텔이 애지중지하는 아스테라 랩스 지분도 언제 매각 대상이 될지 알 수 없다. 인텔은 암 지분을 전량 매각했던 2분기에도 아스테라 지분은 여전히 3억5700만 달러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테라는 클라우드,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기반 연결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엔비디아, AMD, 또 인텔에 부품을 공급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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