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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요원해지는 ‘아메리칸 드림’에 ‘反 슈퍼부자’ 정서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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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요원해지는 ‘아메리칸 드림’에 ‘反 슈퍼부자’ 정서도 확산

미국민의 세대별 및 정치성향별 ‘부유세 과세’ 찬성 여론. 사진=해리스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민의 세대별 및 정치성향별 ‘부유세 과세’ 찬성 여론. 사진=해리스폴

누구나 근면성실하게 일하면 얼마든지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는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지적이나 주장이 최근 들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반 슈퍼부자’ 정서도 미국 국민 사이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억만장자를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 자체가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아울러 제기됐다.

◇ 美국민 59% “슈퍼부자들 때문에 불공정한 사회로 퇴보”


1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미국민의 1%에 해당하는 극소수 억만장자들에 대한 미국민의 부정적인 정서가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이 최근 미국 성인 21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의 59%가 “억만장자 때문에 미국 사회가 불공정한 사회로 퇴보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 미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에 속한다”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단순히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넘어 ‘기회의 평등’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고 미국민의 과반이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이 갈수록 불공정한 사회로 후퇴하고 있다는 의견은 특히 비백인층에서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고 포춘은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BIPOC와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무려 71%가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BIPOC는 Black(흑인), Indigenous(원주민), People of Color(유색인종)을 합친 말로 흑인, 원주민, 유색인종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해리스폴이 2년 전 실시한 조사 때는 BIPOC와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64%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그새 부정적인 여론이 더 늘어난 셈이다.

◇ 美국민 약 60% “억만장자들 때문에 인플레 심화”


또 이번 조사 결과 최근 미국민의 살림살이를 팍팍하게 만든 역대급 인플레이션 역시 슈퍼부자들로 인해 심화됐다는 의견이 미국민 사이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58%가 “억만장자들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됐다고 본다”고 밝혔고 응답자의 62%가 “미국 사회가 극소수 억만장자들의 뒷마당으로 전락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맥락으로 미국민의 상당수는 슈퍼부자들에 대해 막강한 경제력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6%는 개인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이보다 훨씬 많은 69%는 슈퍼부자들에게 ‘부유세’ 형태의 세금를 별도로 부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해리스폴은 “특히 가장 젊은 세대에 속하는 Z세대 응답자 사이에서 부유세 도입 찬성 의견이 무려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 언젠가 억만장자 대열에 들기를 꿈꾸는 응답자도 61%


그러나 슈퍼부자를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은 서로 모순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앞선 응답과 매우 대조적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61%가 미국 경제에, 62%가 미국 사회에 억만장자들이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억만장자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답한 미국인이 39%에 달한 가운데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해 언젠가 억만장자의 대열에 들기를 꿈꾸고 있다는 응답자도 61%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밀레니얼세대 응답자의 73%와 Z세대 응답자의 67%가 억만장자의 꿈을 꾸고 있다고 밝혀 이같은 여론을 주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