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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위기 대응 목적 '금융 안정 협의 창구' 개설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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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위기 대응 목적 '금융 안정 협의 창구' 개설 합의

제5차 금융워킹그룹 회의에서 합의, 양측 대립 속 이례적 성과 평가
중국 인민은행(사진)과 미국 재무부가 금융 위기 발생 시 협력할 수 있는 창구 개설에 합의했다고 양측이 19일(현지시각) 밝혔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인민은행(사진)과 미국 재무부가 금융 위기 발생 시 협력할 수 있는 창구 개설에 합의했다고 양측이 19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군사·외교 분야 등에 걸쳐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미래의 금융위기에 대응할 목적으로 ‘금융 안정 협의 창구’ 개설에 합의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5,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5차 미·중 금융워킹그룹 회의에서 미 재무부와 중국 인민은행(PBOC)이 ‘금융 스트레스’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창구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양측이 19일(현지시각)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날 “양측이 금융 스트레스 시기에 적절한 정보 공유와 불확실성 제거 등을 통한 협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 재무부와 중국 인민은행이 위기관리와 회복 및 해결 프레임워크에 관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도 “인민은행과 미 재무부가 양국 간 금융 안정 협력을 위한 문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번 합의로 양측의 금융관리 부처가 적절하고 순조로운 대화 채널을 유지할 수 있게 됐으며, 금융 스트레스 또는 금융기관의 운영 위기가 왔을 때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미·중 양측이 서로 금융위기 발생 시 대책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담당자 명단과 연락처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미·중 간 이번 합의는 두 경제대국이 공감대를 찾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금융 및 자본시장 안정화 방안과 '좀비 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등 이슈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트 니먼 재무부 국제금융 담당 차관보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관계자들이 포함됐다. 미 대표단은 쉬안창넝 인민은행 부행장과 다른 중국 고위 관리들과 만났다. 니먼 차관보는 “미·중 금융워킹그룹이 세계 금융 안정, 국가 간 통계 교환, 대출과 지급, 민간 분야 금융 전환, 금융위기 발생 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번 금융워킹그룹 회의는 중국의 과잉 생산과 덤핑 수출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열렸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청정에너지 관련 제품 과잉 수출 문제 등을 제기했고, 중국의 과도한 산업 생산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미 재무부는 “미국 관리들이 이번 협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문제들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지난해 9월 경제·금융 분야 협력을 위한 워킹그룹을 발족했다. 미·중 금융워킹그룹은 지난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과 지난해 7월 옐런 장관의 방중 당시 합의에 따라 출범했다. 이번 5차 회의에는 특히 양측에서 처음으로 금융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고 중국 인민은행이 밝혔으나 구체적인 기관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