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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리스 "트럼프의 '보편 관세'는 국민 매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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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리스 "트럼프의 '보편 관세'는 국민 매상세"

고율 관세로 물가 압박, 경기 침체 우려 고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사진=CNN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문제가 핵심 쟁점 중의 하나로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통상 문제를 선거 이슈로 내세웠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도 상호주의 무역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기본적으로 당신이 우리를 해치면 우리도 당신을 해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이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은 트럼프의 보편 관세를 ‘국민 매상세’라고 비판했다. 해리스는 유세 연설에서 “미국인들의 일상 소비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트럼프가 식품·휘발유·의류 또는 그 이상의 수입품에 새로운 세금을 매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아직 관세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해리스가 관세보다는 노동자 권익 신장과 환경 보호 등 다른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야후파이낸스는 20일 “트럼프의 보편 관세와 해리스의 바가지 식료품 가격 금지,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2만5000달러 지원 등이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이 비판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무역 전문가들은 관세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회의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에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지켜온 자유무역 정책을 폐기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그렇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를 더 확대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강조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3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이에 맞서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철강 분쟁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8년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과 무역수지 불균형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근거해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11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다.

트럼프는 최근에 대선에서 승리하면 외국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이상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관세는 외국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세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수입업체가 이를 가격에 반영해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그 부담을 미국 소비자가 떠안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트럼프 공약대로 10% 보편 관세와 중국산에 60%의 관세를 매기면 미국 중산층 소비자가 매년 1700달러의 추가 부담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미국진보센터(CAP)는 가계당 부담액이 25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20% 관세율을 적용하면 그 부담액이 3900달러로 올라간다고 CAP가 밝혔다.

TD증권 애널리스트들은 10% 보편 관세로 인해 0.6∼0.9%포인트가량의 물가 상승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관세 인상이민 제한 강화 공약결합하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1∼2%포인트 낮출 수 있고,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이 현실화되면 물가가 2년간 1.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가 이런 관세 정책을 실제로 동원하면 글로벌 무역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울프 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수입에서 관세의 비중을 뜻하는 평균 실효 관세는 현재 중국산에 11%, 중국 이외 국가에 1%가 적용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