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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티모니 수출 통제, 글로벌 광물 시장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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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티모니 수출 통제, 글로벌 광물 시장 불안감 고조

텅스텐 등 핵심 광물 통제 가능성 우려 확산
미국은 중국 의존도 낮추기 위한 노력 착수

타지키스탄 서부의 콘초치 매장지에서 중국-타지키스탄 안티몬 및 금 채굴 합작사가 소유한 시설을 보여주는 모습. 사진=로이터
타지키스탄 서부의 콘초치 매장지에서 중국-타지키스탄 안티몬 및 금 채굴 합작사가 소유한 시설을 보여주는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의 안티모니 수출 통제 조치가 발표되면서 주요 광물 산업 관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 같은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상무부는 9월 15일부터 안티모니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안티모니는 총알, 핵무기 생산, 납산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필수 광물이다.

CNBC에 따르면 캐나다 알몬티 인더스트리의 최고경영자(CEO) 루이스 블랙은 "3개월 전만 해도 아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중국의 이번 조치는 상당히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알몬티 인더스트리는 올해 말 한국에서 텅스텐 광산을 재개하기 위해 1억2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텅스텐은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며 무기, 반도체, 산업용 절단 기계 등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이다. 텅스텐과 안티모니는 모두 미국 필수 광물 목록에 포함되어 있으며, 주기율표에서도 가까운 위치에 있다.

블랙 CEO는 중국의 이전 수출 통제 사례를 언급하며 "이제 텅스텐 산업도 흑연처럼 중국 내부로 더욱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작년에도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에 대한 수출 허가제를 시행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설명하기 어렵고,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중국 외에는 대안이 없다. 30년 동안 그래왔다"고 말했다. 또한 "항상 균형이 있었지만, 이제는 무기화되고 있다. 이런 식의 긴장 고조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안티모니 광산 생산량의 48%를 중국이 차지했으며, 미국은 상업적인 안티모니 채굴을 하지 않았다. 텅스텐 역시 2015년 이후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채굴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이 세계 공급을 지배하고 있다.

텅스텐 메탈 그룹의 회장 토니 아독은 "이번 조치는 희토류, 광물 등에 대한 수출 제한의 시작일 수 있다"며 "중국이 안티몬을 제한할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독 회장은 "중국 상무부 성명을 보면 텅스텐과 다른 희토류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며 "텅스텐이 아마도 가장 큰 경제적 중요성을 가질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고급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에 중국은 칩 제조에 사용되는 게르마늄과 갈륨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텅스텐 역시 반도체 제조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안티모니처럼 방위 산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CNBC에 따르면 홀가튼 앤 컴퍼니(Hallgarten & Company)의 광업 전략가 크리스토퍼 에클스톤은 "중국의 텅스텐 생산은 감소하고 있지만, 군사적 응용 분야에서 안티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클스톤은 중국이 1~2개월 내 또는 올해 말까지 텅스텐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이미 텅스텐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6년부터 미국 리쇼어 액트(REEShore Act)는 군사 장비에서 중국산 텅스텐 사용을 금지한다. 6월에는 미국 하원에서 미국 필수 광물 정책에 대한 새로운 실무 그룹을 발표하기도 했다.

에클리스톤은 지난주 안티모니 거래 시장에서 로테르담 가격이 상하이 가격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이후 운송 중단이 해소되었음에도 안티모니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 국방부가 군수품에 필요한 안티몬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 매크로 그룹의 공동 창립자 마르쿠스 헤르만 첸(Markus Herrmann Chen)은 중국이 "자국 이익 침해에 대한 보복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7월에 열린 중국 공산당 전원회의에서 "전체 광물 가치 사슬 조정이라는 새로운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며 "이는 '전략적 광물 자원'의 공급 중요성이 더욱 커졌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등 다른 국가의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에너지 퓨얼스(Energy Fuels)는 미국 희토류 제품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의 희토류 분리 기술을 모방하여 저렴하고 풍부한 모나자이트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이 최신 수출 통제 조치를 전면적으로 시행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블랙은 "중국은 이번 조치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확대되기를 원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 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문제를 만들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일주일 후에 이것이 진짜 정책인지 아닌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