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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화재 예방부터 대응까지 알아야 할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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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화재 예방부터 대응까지 알아야 할 모든 것

전기차 화재 진화 시연.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화재 진화 시연. 사진=연합뉴스
전기 자동차(EV)는 스마트폰과 같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인천의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중국산 배터리 탑재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은 1,580세대에 피해를 입히며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일반 차량 화재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할까?


26일(현지시각) 기가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호주에서 보고된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단 4건에 불과하며, 2023년부터 2050년까지 예상되는 900건의 화재도 호주 전체 차량 수를 고려하면 높은 수치는 아니다.

조지아 공과대학의 매튜 맥도웰 교수는 제조 결함으로 인한 배터리 화재는 특히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있는 전기차에서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는 막대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어 사고 발생 시 화염에 휩싸일 수 있으므로 소방관들은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특별 훈련을 받는다.

전기차 화재, 어떻게 발생하나?


전기차 배터리가 손상되면 어떤 이유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작은 배터리 셀들의 집합체인데, 열 폭주가 발생하면 한 셀에서 시작된 화재가 주변 셀로 번져 전체 전기차에 화재를 일으킨다.

기가진에 따르면 미시간 대학교의 그렉 레스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사고'와 '제조상 결함'으로 분류한다. 충돌이나 충전 오류로 인한 배터리 손상은 '사고' 범주에 속한다. 레스 교수는 "사고로 인한 배터리 화재는 모든 차량에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논외로 하자"고 말한다.

모든 배터리 화재는 진화가 어렵지만, 제조상 결함으로 인한 화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더욱 큰 공포를 안겨준다. 2016년 삼성 갤럭시노트7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 사건은 대규모 리콜 사태로 이어지며 제조 결함의 위험성을 보여주었다.

레스 교수는 결함으로 인한 배터리 화재는 설계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설계 결함은 셀 단락을 유발하고, 이는 열 발생과 액체 전해질 증발로 이어져 셀 내부에 가스를 생성한다. 결국 열로 인한 폭발이 다른 셀로 퍼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역시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대규모 화재로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로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대처 방법


미국 화재예방협회(NFPA)는 주행 중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안전한 곳에 정차하고 모든 탑승자가 소지품을 챙기지 않고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차량에서 최소 30m 이상 떨어진 후 119에 신고해야 한다.

초기 진화를 위해 물을 뿌리는 것은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전기차 화재에는 절대 금물이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화학 화재로, 가솔린 차량 화재보다 훨씬 많은 물이 필요하며, 물을 뿌리면 리튬과 반응하여 폭발성 수소 가스가 생성될 수 있다. 또한 차량 접근 시 불꽃이나 파편 폭발로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소방관들은 전통적으로 배터리에 물을 뿌려 냉각시켰지만, 상황에 따라 배터리가 모두 타버릴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테슬라 모델 3 비상 가이드에는 "배터리 화재는 완전히 진화되는 데 최대 24시간이 걸릴 수 있다. 주변 가연성 물질을 보호하고 화재가 자연적으로 진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고려하세요"라고 명시되어 있다.

화재 진압 후에도 배터리에는 여전히 에너지가 남아 있어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으므로 차량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배터리 화재는 유독 가스를 발생시키므로 소방 당국의 안전 확보 선언 전까지는 접근을 삼가야 한다.

전기차 안전 운전을 위한 팁


결함이 있는 배터리는 즉시 리콜 및 교체를 해야하고, 배터리 과충전은 화재 위험을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아직 널리 사용되지는 않지만, 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아 화재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맥도웰 교수는 "고체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열 안정성이 뛰어나 배터리의 가장 가연성 있는 요소를 제거한다"라고 설명한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드물지만 발생 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화재 발생 시 올바른 대응 방법을 숙지하여 안전한 EV 운전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