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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전력망 압박...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 50% 기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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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전력망 압박...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 50% 기술 등장

엔비디아 파트너, 액체 냉각 기술로 에너지 효율 혁신

액체 냉각 시스템. 사진=로이터
액체 냉각 시스템.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막대한 에너지 소비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AI 붐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전력망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액체 냉각 기술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액체냉각기술로 에너지 효율 50% 절감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지속 가능한 AI 팩토리'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회사 서스테이너블 메탈 클라우드(Sustainable Metal Cloud·SMC)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액체 냉각 기술을 적용한 '하이퍼큐브(HyperCube)'를 개발했다. 하이퍼큐브는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높은 합성 오일에 엔비디아 프로세서를 잠기게 하는 방식으로 냉각 효율을 극대화했다. SMC는 이 기술을 통해 기존 공기 냉각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SMC의 공동 설립자 팀 로젠필드는 "하이퍼큐브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그래픽 프로세서를 포함한 고밀도 그래픽처리장치(GPU) 호스팅을 가능하게 한다"며 "이는 3월에 발표된 엔비디아의 블랙웰(Grace Blackwell)과 같은 플랫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SMC는 액체 냉각 기술이 다른 액체 기반 솔루션보다 설치 비용이 28% 저렴하며, 모든 데이터센터에 설치하거나 기존 데이터센터의 유휴 공간에도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SMC, 싱가포르 넘어 태국·인도 등 해외시장 진출


SMC는 싱가포르를 넘어 태국과 인도 등 다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엔비디아와 딜로이트(Deloitte)를 주요 파트너로 확보한 SMC는 엔비디아의 컴퓨팅 및 AI 분야 선호 클라우드 파트너로서 GPU 클러스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컨설팅 회사 고객에게 엔비디아 GPU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해 AI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AI 붐,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액체냉각기술 주목


정부와 기업은 AI 기술이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는 AI 야망을 지원하기 위해 '녹색' 데이터센터 구축에 5억 싱가포르 달러(약 45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에너지 소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MC는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Temasek)이 지원하는 ST 텔레미디어 글로벌 데이터센터(ST Telemedia Global Data Centres)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현재 4억 달러의 자본금과 5억5000만 달러의 부채를 조달해 싱가포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고 있다.

액체냉각기술,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혁신 이끌어


기술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성능 요구 증가와 과열 위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액체 냉각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인 공기 냉각 방식은 넓은 통로가 필요하고 과열로 인한 장비 고장 및 가동 중단 위험이 있는 반면, 액체 냉각 방식은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안정성을 향상할 수 있다.

버티브(Vertiv)의 최고경영자(CEO) 지오다노 알베르타치는 액체 냉각 기술 채택이 2024년에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슈퍼마이크로의 직접 액체 냉각 기술이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약 및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퍼마이크로 CEO 찰스 리앙 역시 액체 냉각의 높은 전력 효율, 성능, 환경 친화성, 낮은 에너지 비용 등의 장점을 언급했다.

액체냉각기술 도입, 여전히 과제 남아


SMC의 로젠필드는 액체 냉각 시스템 도입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액체 냉각 방식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시장은 아직 최적의 활용 방법을 찾고 있는 단계라는 것이다. Vertiv의 알베르타치 역시 데이터센터에서 여전히 많은 공기 냉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밀도 AI 데이터센터에서 공기 냉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기술의 발전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SMC와 같은 기업들이 개발한 액체 냉각 기술은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액체 냉각 기술의 본격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개선, 기술 표준화, 관련 전문 인력 양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AI 기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액체 냉각 기술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 관련 기술 개발 및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