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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달러 지수, 이달 3% 넘게 하락...변곡점서 추가 하락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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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달러 지수, 이달 3% 넘게 하락...변곡점서 추가 하락 고심

2018년 2월 12일 촬영한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2월 12일 촬영한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며 달러화가 이달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8월에만 3% 넘게 하락하며 주요 지지선인 100을 위협하고 있다. 달러화 낙폭이 커지자 '킹 달러'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향후 환율 추이에 대한 시장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달러 지수는 이번 주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데 이어 27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는 전일 대비 0.3% 하락한 100.48을 기록했다. 지수는 이달에만 3.2% 하락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월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50bp의 이른바 ‘빅컷’ 기대감도 커지면서 달러 매도세가 매서운 상황이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의 100bp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달러화는 엔 캐리 거래 청산 움직임 속에 엔화에 대해 최근 한 달 동안 6% 넘게 하락한 것을 비롯해 유로 및 파운드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영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미국보다 더딜 것이란 전망으로 파운드화는 이날 달러 대비 2년여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달러 약세도 두드러진다.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더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수그러들자,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이 아시아 통화 반등을 주도했다. 블룸버그 아시아달러 지수는 26일 거래에서 0.6% 상승하며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원화도 약진하며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원 환율은 26일 한때 1318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최근 한 달 동안 4% 넘게 떨어졌다.

오버시스차이나뱅킹의 크리스토퍼 웡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사라지고 아시아 역내 성장 모멘텀이 완만하게 유지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처럼 느껴진다”면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완화 기조를 배경으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통화가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 변곡점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전망과 맞물려 미국 달러의 가파른 하락세가 시동을 걸었다는 지적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시장이 단기적으로 변곡점에 다다랐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씨티그룹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달러 강세 가능성에 주목했다.

씨티는 기술적으로 달러 지수가 100.30~100.52 범위의 주요 지지선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또한 유럽연합(EU)의 경제 지표 악화와 다가오는 대선을 포함한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가 달러 강세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요소라고 분석했다.

은행은 이어 “위험회피 심리가 투자자들을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는 특히 주식과 다른 위험 자산들의 성과가 저조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씨티는 미국과 다른 주요 7개국(G7) 간의 2년 만기 금리 격차도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인 가운데 지난 10년 중 8년 동안 9월에 달러가 좋은 성과를 보였다는 점도 언급했다.

달러화는 8월 중반까지 급격한 하락세 이후 일단 ‘숨 고르기’ 국면으로 진입했다. 9월 2일 미국 노동절을 앞두고 주 후반으로 갈수록 거래도 당장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공개될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다음 달 6일 8월 비농업 고용보고서 이후 시장은 더욱 명확한 방향성을 찾을 전망이다.

XP인베스트먼트의 매크로 전략 책임자인 안드레스 파르도는 “연준이 가장 좋아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PCE 가격지수와 다음 주 고용보고서가 향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이라며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규모에 대한 기대에 주요 촉매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외환시장 성과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빅컷’ 가능성을 시장이 어느 정도 선반영한 만큼 기대보다 고용보고서가 양호하게 발표될 경우 달러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미 기술적 지표들은 달러의 과매도 국면을 시사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7일 자 주간 외환 보고서에서 “예상되는 연준의 금리 인하와 성장률 둔화로 중기적으로 달러 약세가 예상된다”면서 “그렇지만 이미 연준의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하락 요인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