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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재택근무제’ 일구이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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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재택근무제’ 일구이언 논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대기업들을 위주로 출퇴근제로 되돌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재택근무제와 관련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은 확고하다.

재택근무는 선택의 문제를 떠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단순히 부정적인 것을 넘어 도입해서는 안 될, 고려해서도 안 될 일이라는 극단적인 입장인 셈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재택근무라는 개념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빵이 없다면 케이크를 먹게 하라’와 비슷한 얘기라고 본다”면서 “단순히 생산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도덕적 우월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좋은 회사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재택근무 방식으로 일할 인력을 모집하는 공고를 테슬라가 슬그머니 낸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 테슬라, 100% 재택근무 경력직 사원 모집


27일(현지시각) 온라인 경제매체 토도디스카 미국판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100% 재택근무 방식으로만 일하는 조건으로 직원 채용 공고를 최근 올렸다.

테슬라가 재택근무를 조건으로 내세워 본격적으로 인력을 모집하고 나선 것은 창업 이래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재택근무제를 전제로 한 채용공고였을 뿐 아니라 미국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모집공고였다.

공고문에는 “전세계 어느 곳에 거주하든 상관없이 근무가 가능하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무적으로 필요할 경우 해외 출장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 추가돼 있다.

경력직 엔지니어를 주로 뽑는 이 공고에 적힌 내용에 따르면 테슬라가 이들 재택근무제 사원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힌 연봉은 최소 7만9200 달러(약 1억600만 원)에서 최대 27만 달러(약 3억6000만 원) 수준이다.

테슬라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8만~9만 달러(약 1억700만~1억2000만 원) 수준이고 엔지니어들의 경우 10만~15만 달러(약 1억3000만~2억 원)가 통상적인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재택근무제라고 해서 처우가 낮은 것도 아니다.

◇ 그동안의 입장과 전혀 배치되는 행보


테슬라도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터져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널리 시행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된 재택근무제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6월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머스크는 테슬라 임직원들에게 “더 이상 재택근무는 없다”고 전면적인 출퇴근제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그래도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사람은 최소한 주 40시간을 회사에서 일하거나 퇴사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블랙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그 이후에도 재택근무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머스크 CEO의 경영철학이었지만 테슬라가 재택근무제로 인력을 운영한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고작 3개 팀에서만 매우 제한적으로 재택근무제를 시행한 적이 있다는 것.

그러나 블랙엔터프라이즈는 “재택근무제의 필요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왔던 머스크의 테슬라가 이처럼 재택근무제 사원을 모집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왔던 입장과 매우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