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닛케이는 많은 인도계 미국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해리스 부통령 대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인도계 미국인들이 공화당의 감세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및 트럼프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민주당이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으로 여겨지는 만큼 인도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여전히 민주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전통적으로 민주당 당원이었던 일부 인도계 미국인들은 공화당 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로스 알토스에 사는 라시나 후마윤은 "우리 공동체의 표가 정당 노선에 따라 이렇게 첨예하게 나뉘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나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지만, 이전에 민주당 지지자였던 내 동료와 친구 중 점점 더 많은 수가 공화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일리노이 대학 학생인 푸자 켐카는 "미국 학교를 졸업한 유학생들에게 영주권을 주겠다는 트럼프의 이야기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계 학생들이 자신들의 뿌리는 인도에 있지만, 미래는 미국에 있다고 느낀다”면서 “영주권은 그 미래로 가는 티켓"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커뮤니티 중 하나인 인도계 미국인은 1990년대 초 이후 10배 이상 급증하며 선거에서 무시 못할 세력이 됐다.
연구 및 정책 기관인 AAPI 데이터(AAPI Data)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 유권자 수는 210만 명에 달한다. 미국 전역의 유권자 중에 아시아계 미국인의 비중은 6.1%를 차지한다.
인도계 미국인 사회에서 민주당이 직면한 어려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해리스를 지지하기 전인 7월에 발표된 여론 조사에도 잘 드러나 있다.
AAPI 데이터의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인도인의 비율은 2020년 54%에서 2024년 현재 47%로 감소했다. 반면,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인도인은 같은 기간 16%에서 21%로 증가했다. 또한 인도계 미국인의 46% 이상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2020년의 65%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가장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호의적인 견해를 가진 인도계 미국인 유권자 수는 중간선거가 치러진 2022년 62%에서 올해 7월 54%로 떨어졌다.
이러한 지지율 변화는 인도계 미국인이 공화당 정치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도 한몫했다. 인도계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제약회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모두 인도계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해 트럼프와 경쟁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인 미국-인도 전략 파트너십 포럼(US-India Strategic Partnership Forum)의 회장 겸 CEO인 무케시 아기는 "공화당 쪽에서 점점 더 저명한 인도계 미국인 정치인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정치인들 역시 변화하는 인구통계학적 추세를 대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기업적이고, 감세를 지지하며, 기업가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고숙련 이민을 원하는 정당과 후보들이 점점 더 지역 사회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 정책, 중소기업 지원 및 경제 성장 등의 문제에 대한 공화당의 입장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재정적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이자 작가인 아룬 쿠마르는 ”이민자들로부터 일자리를 되찾고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줄이겠다는 공화당의 공약이 대부분의 평균 미국인보다 훨씬 높은 중간 소득을 가진 인도계 미국인 유권자들에게 큰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신 미국 인구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의 평균 가구 소득은 12만3700달러(약 1억6500만 원)로 전국 평균인 6만3922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