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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 증산 전격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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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 증산 전격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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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를 좌우하는 유전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동맹국으로 구성된 'OPEC+'는 애초 10월 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하루 18만배럴의 증산(감산 축소)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예상밖으로 크게 하락하자 OPEC+가 10월 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감축 중단 즉 증산을 재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증산 연기설에도 불구하고 뉴욕 국제 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배럴당 70달러선을 내줬다. 공급 측면에서 호재가 나왔지만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며 유가를 짓눌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대비 1.14달러(1.62%) 하락한 배럴당 69.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70달러를 밑돈 것은 작년 12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대비 1.05달러(1.42%) 낮아진 배럴당 72.7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작년 6월 하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장중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흐름을 이어가진 못했다. 장 후반으로 가면서 낙폭은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날 외신들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동맹국으로 구성된 'OPEC+'는 애초 내달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하루 18만배럴의 증산(감산 축소)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가 최근 크게 하락하자 시장 대응에 나설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원유시장은 전날에 이어 미국 경제지표 부진 파장에 휩싸였다. 경기침체 우려가 증산 연기설을 누른 형국이다. 미국의 지난 7월 구인(job openings) 건수는 767만3천건으로 전달에 비해 23만7천건 줄면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809만건)를 크게 밑돈 결과다. 뉴욕증시 선물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이달 '빅 컷'(50bp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베팅이 강해졌다. 씨티그룹은 OPEC+가 추가 감산을 하지 않으면 수요 감소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탄탄한 공급 증가로 내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60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OPEC+)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자발적 감산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 러시아, 이라크 등 대형 산유국 8개국은 지난해 11월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개시한 바 있다. 올해 9월까지였던 자발적 감산 시한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들 8개국은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1년간 단계적으로 산유량을 늘린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감산 중단 발표는 내정 갈등에 따른 리비아의 원유 생산 차질 소식을 상쇄했다. 미국의 물가와 소비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것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완만한 흐름을 지속했다. 7월 개인소비지출(명목)이 전월 대비 0.5% 늘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