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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국제통화기금 “재택근무제, 생산성 향상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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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국제통화기금 “재택근무제, 생산성 향상에 기여”

미국의 재택근무제 추이. 지난해부터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IMF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재택근무제 추이. 지난해부터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IMF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널리 확산됐던 재택근무제가 기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진단이 권위 있는 국제기구를 통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펴낸 '재택근무제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예상치 않게 대거 시행된 재택근무제 덕분에 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올랐고, 앞으로도 순기능적으로 작용해 향후 전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IMF는 “인공지능(AI) 붐까지 가세하면 향후 글로벌 경제의 동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美 직장인 전체 근로일수 가운데 25% 재택근무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제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있었으나 일반화된 근무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돼 재택근무제를 하는 경우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무려 10배나 증가했고, 이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현재는 미국을 기준으로 할 경우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5배 정도 늘어난 수준에서 횡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중반 가장 많이 시행됐던 재택근무제는 이후 급격한 하락 국면을 거친 끝에 현재는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현재 추세로 재택근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인 셈이다.

IMF가 다양한 기관과 업체들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취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현재 직장인 한 명의 총 근로일수 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재택근무 방식인 것으로 파악됐다.

바꿔 말하면 100일을 근무한다면 25일 정도를, 주 5일제를 기준으로 하면 1.25일 정도를 미국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는 뜻이자, 코로나 사태 이전의 전통적인 출퇴근제에 코로나 사태 이후의 재택근무제를 가미한 ‘탄력적 근무제(하이브리드 근무제)’가 이제는 사실상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 “탄력근무 가능하다면 임금 8% 깎여도 좋아”


보고서는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탄력근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직원들의 연봉 인상과 관련한 사용자의 부담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재택근무제가 기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비근한 예”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탄력근무제를 허용하는 기업의 퇴사율이나 이직률이 그러지 않는 기업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탄력근무제를 허용하면 임금이 8% 정도 줄어도 무방하다고 미국 직장인들이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재택근무와 기업 생산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온 재택근무제 전문가인 니컬러스 블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비롯한 전미경제학회(AEA) 소속 경제학자들이 지난해 하반기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에서 진행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해 탄력근무제의 생산성 향상 기여를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같이 진단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보고서는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로 지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이 펴낸 관련 연구 논문을 근거로 “통상 미국 직장인들의 경우 주당 45시간을 일하고 출퇴근하는 과정에서 주당 8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그러나 대다수의 직장인은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 자체보다 출퇴근을 하면서 겪는 번거로움을 더 싫어한다고 답할 정도로 출퇴근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재택근무제가 직장인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출퇴근으로 느끼는 부담감 때문이라는 것이 카너먼의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분명한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