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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에 대한 무지·편견, 전기차 빠른 보급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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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에 대한 무지·편견, 전기차 빠른 보급에 걸림돌

영국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 추이. 사진=영국자동차공업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 추이. 사진=영국자동차공업협회
전기차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지나 오해도 전기차의 빠른 보급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차량이 급속한 속도로 사라지면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석유 기업들이 이 같은 문제를 부채질하는 배경인 것으로 지적됐다.
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영국의 싱크탱크 ‘에너지·기후정보 연구소(ECIU)’가 지난 2일 펴낸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조사’ 보고서의 결론이다.

◇ 英 내연차 차주의 23% “전기차 지식 전무”…57% “잘 몰라”


ECIU에 따르면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4월 영국의 내연차 차주 1000명과 전기차 차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기차에 대한 내연차 차주들의 지식이 매우 얕은 것으로 파악됐다.

바꿔 말하면 전기차를 경험해본 적이 없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널리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고브의 조사에 참여한 영국의 내연차 차주들에게 전기차에 관한 상식적인 수준의 질문을 던진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가 질문의 20%에 대해서만 제대로 된 답변을 했고, 빵점을 받은 응답자도 23%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90%는 질문 10가지 가운데 5가지 이하로 맞는 답을 내놨다.

아울러 전기차에 대해 잘 모르는 내연차 차주들은 전기차 구매 의향도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받은 차주들 가운데 64.6%가 향후 전기차로 갈아탈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반면에 2점 이하를 받은 차주들 중에서는 고작 6.1%만 전기차를 구입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아는 내연차 차주들과 그러지 못하는 차주들의 전기차 구매 의향이 무려 11배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 전기차에 대한 내연차 차주들의 편견


전기차에 대한 편견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영국 내연차 차주들의 약 62%가 “전기차는 유지비가 내연차보다 비싼 것으로 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ECIU는 “실제로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2023년형 내연차 모델 10가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연차 유지비는 동급의 전기차보다 연간 700파운드(약 123만원) 정도 더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내연차 차주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또 다른 주요한 편견은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이 내연차보다 높다는 생각이다.

이번 조사에 응한 내연차 차주들 가운데 41%가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이 내연차보다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실제로는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이 내연차보다 낮은데도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잘 아는 경우보다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호주 국방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안전 전문 연구기관인 'EV 파이어 세이프(EV Fire Safe)'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엔진으로 움직이는 내연차의 화재 발생률은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보다 8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공포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도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서 “전기차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소방청이 파악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자동차 1만 대당 화재 건수는 비전기차가 1.86건, 전기차는 1.32건이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도 “지난해 내연차 화재는 4724건, 전기차 화재는 72건으로 차량 1만 대당 내연차 화재는 1.9대, 전기차 화재는 1.3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