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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트럼프의 집값 폭등 대책, 불법 체류 외국인 소유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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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트럼프의 집값 폭등 대책, 불법 체류 외국인 소유 금지

해리스는 첫 임기 내 300만 호 건설, 생애 최초 구매자에 약 3300만원 지원

미국에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 급등으로 주거난 해소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 급등으로 주거난 해소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미국에서 주거비 폭등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택 공급 부족과 건축 자재비 상승으로 주택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고, 임대료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은 늘어나는 주거비로 인해 가계 살림을 꾸리기가 어렵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당시 3.3%보다 0.1%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식품 등을 포함한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CPI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고,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문제는 주거비다. 주거비는 전달에 비해 0.4%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 5.1%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당시 0.2%보다 상승폭이 더 커진 것이다. 주거비7월 전체 물가 상승의 70%를 차지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거비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면서 유권자 달래기에 나섰다. 트럼프는 5일(현지시각) 뉴욕의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불법 체류 외국인(undocumented immigrant)이 미국에서 주택을 사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불법적으로 외국인 이민자들이 밀려 들어와 미국 집값을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주택을 사려면 대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는다. 트럼프는 불법 체류 외국인의 모기지 신청을 불허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난해에 은행 등 금융기관에 신청한 모기지 건수는 약 5000~6000건이고, 지난해 미국 전체 신청 건수는 340만 건이 넘는다.

미국에서 불법 체류 외국인의 모기지 신청은 합법이다. 지난 2001년 제정된 미국 애국법(USA Patriot Act of 2001)에 따라 미국에서 사회보장번호(한국의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사람도 국세청에서 별도의 번호를 받아 모기지를 신청할 수 있다. 모기지 대출 기관은 이들에게는 신용 불량 등을 이유로 높은 이자율을 매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불법 체류 외국인의 모기지 신청을 막으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으나 실제로 그들이 미국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다”고 짚었다. 경제 전문가들도 트럼프가 제시한 해법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이는 다분히 주거비 안정 대책이라기보다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과 백인 유권자 갈라치기 전략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리스는 집권 1기 4년 동안 300만 가구의 신규 주택 공급을 공약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했던 200만 가구 신규 주택 건설 목표치를 1.5배 늘린 것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이들에게 주택을 분양하는 건설업체에도 세금을 감면해 주겠다고 해리스가 약속했다. 또 주택 건설에 관한 규제 대부분이 연방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소관인 점을 고려해 50개 주 정부의 규제 완화를 유도하기 위해 400억 달러(약 53조원)의 연방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해리스가 밝혔다.

특히 해리스는 '임비(YIMBY)' 운동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첫 임기 내 300만 채 신규 주택 건설을 약속했다. 임비는 ‘Yes in my backyard’의 약자로 혐오 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의 반대 개념이다. 임비 입장에서는 연립주택·아파트 등 고밀도 개발에 반대하는 것전형적인 님비 현상으로 본다. 미국 각급 정부는 한때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꺼렸던 다가구 주택과 고밀도 개발을 허용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