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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R의 공포 고용보고서 대란… CPI 물가 vs P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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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R의 공포 고용보고서 대란… CPI 물가 vs P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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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뉴욕증시 R의 공포 블랙먼데이 2차 폭락… 고용보고서 경기침체 달러환율 국채금리 비트코인 대란

미국의 8월 고용 증가 폭이 예상보다는 부진한 상황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경제에 또 경기침체의 공포가 닥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7∼18일 금리 인하 개시를 사실상 예고한 가운데 시장 안팎에선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것이란 기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4만2천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예상을 밑돈 8월 고용 상황은 미국의 경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지속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오는 17∼18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일반적인 0.25%포인트 인하가 아닌 '빅스텝'(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고용 증가 폭이 7월 대비 다소 반등한 데다 실업률이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날 고용지표만으론 연준의 행보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출 확률을 45%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40%에서 다소 오른 것이다.

뉴욕증시가 고용보고서 경기침체 쇼크로 요동치고 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테슬라 비트코인 등이 급락하고 있다. FOMC 는 9월 금리인하에서 빅컷도 고려하기시작했다. 미국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 M7 기술주들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침체 공포와 연준 Fomc의 빅컷 금리인하 기대속에 연일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운명의 고용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전망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회계연도 3분기(5∼7월) 매출이 130억7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1.2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 129억7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 1.2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140억 달러를 예상한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인 140억4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뉴욕 증시에서 전날까지 시가총액 순위 10위였던 브로드컴은 이날 급락으로 테슬라보다 1단계 아래인 11위로 처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우리는 노동시장의 추가 냉각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면서 "물가 안정을 향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 가는 동안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단 팔고 보자는 이른바 패닉 셀 발작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증시와 코스닥·코스피는 물론 달러환율·국채금리·국제유가·금값, 구리 가격 그리고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암호 가상화폐도 경기침체 공포 속에 급등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초에도 금융시장의 발작 현상이 있었다. 당시 뉴욕증시의 발작은 제조업 PMI지수 발표로부터 시작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 IMD의 PMI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야기되고 그 공포로 뉴욕증시가 급락했던 것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 셀 발작 현상도 똑같은 IMD의 PMI지수 발표로부터 촉발됐다. IMD는 매달 초에 PMI지수를 발표한다. 두 달 연속으로 IMD의 PMI지수가 글로벌 패닉 셀 발작을 야기한 셈이다.

PMI란 영어 Purchasing Managers' Index의 약자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생산·재고·출하 정도·지불 가격·고용 현황 등을 조사한 후 각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해 0~100의 수치로 나타낸 지수다. PMI는 50이 기준선이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의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기업의 생산활동이 구매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그 구매를 담당하는 구매관리 책임자들의 체감경기는 산업 현장의 경기 상황을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정확하게 말해준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PMI는 경기 판단의 자로 널리 활용된다.

PMI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다. 이번에 경기침체 소동을 촉발한 곳도 바로 미국 공급관리협회였다. 이날 미국 ISM이 발표한 8월 제조업 PMI는 47.2로 예상치 47.5를 하회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제조업 PMI 역시 47.9를 기록해 전월(49.6)은 물론 전망치(48.0)를 모두 밑돌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조업 생산에 대한 두 가지 수치가 약세 조짐을 보이자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이 데이터는 미국 경제 내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고, 매도세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실업률 상승에 대한 우려도 뉴욕증시의 공포를 증폭시키는 데 한몫했다. 8월 18∼24일 기준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월 11∼17일 주간 186만8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3000건 늘었다. 실업자가 늘었다는 발표가 경기침체 우려를 더 가중시킨 것이다.

9월에 주가가 떨어진다는 뉴욕증시의 이른바 '9월의 저주' 징크스도 공포 분위기에 한몫했다. 뉴욕증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S&P500의 월별 수익률은 9월이 평균 2.3% 손실을 기록하며 가장 낮았다. 2022년 9월에는 9.3% 하락하는 등 최근 4년간 9월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ISM의 PMI지수와 실업수당 고용지표마저 악화된 것으로 나오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경기 둔화 우려는 최근 많이 오른 반도체주의 하락폭을 더 키웠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9.53% 하락한 것을 비롯해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TSMC는 각각 6.16%와 6.53% 내렸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75% 급락했다. 시가총액 1위 애플(-2.72%)과 마이크로소프트(-1.85%), 알파벳(-3.94%), 아마존(-1.26%), 메타(-1.83%), 테슬라(-1.64%) 등 이른바 '매그니피슨트7' 주가도 일제히 1%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는 흔히 경기침체의 공포를 'R의 공포'라고 부른다. 여기서 말하는 R은 경기침체를 뜻하는 영어 Recession의 맨 앞 글자에서 따왔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경제가 2분기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보이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들은 코로나 이후 야기된 인플레를 잡는다며 금리를 계속 올려왔다. 그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지구촌 곳곳에서는 경기침체의 조짐이 있어왔다. 그동안 잘나가던 미국 경제마저 경기침체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경기침체란 한마디로 경제가 급속하게 고꾸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는 기본적으로 사이클을 탄다. 경기 상승→호황→둔화→불황 등의 순환 곡선을 그리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경기 순환론이라고 한다. 경기가 단계적으로 변하면 경제 주체들로서는 변화에 대응할 충분한 여유를 갖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급속한 변화다. 경제가 갑자기 과열로 끓어오르거나 급격하게 후퇴하면 충격이 올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패닉 발작이 올 수 있다.

금융시장은 경기의 급속한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야기되는 패닉 발작에 특히 취약하다. 최근 뉴욕증시와 코스피·코스닥 등이 발작 증세를 보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패닉 발작은 뉴욕증시·코스피·코스닥뿐 아니라 달러환율·국채금리·국제유가·금값, 구리 가격 그리고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암호 가상화폐까지 뿌리째 뒤흔들 수 있다.

미국에서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판가름하는 곳은 미국 국립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NBER)다. NBER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 후퇴로 정의한다. NBER은 침체라고 판단되면 홈페이지(nber.org)에서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다. 미 국립경제연구소는 1920년에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민간 연구조직이다. 미국인 출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 절반 이상이 이 연구소와 관련된 사람들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싱크탱크인 셈이다.

NBER의 경기침체 진단은 매우 정확하지만 후행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NBER이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기가 2020년 4월 바닥을 쳤다고 공식 선언한 시점은 그로부터 한참 지난 2021년 7월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경기가 2007년 12월부터 정점을 찍고 침체가 시작됐다고 공식 선언한 시점은 2008년 12월이었다. 상황을 판단하는 데 1년 이상의 간극이 있는 셈이다. 순간순간 상황에 민감한 뉴욕증시로서는 NBER이 경기침체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기 어렵다. 뉴욕증시로서는 비교적 발표 주기가 빠른 PMI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PMI는 경기 전망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매달 PMI가 발표되는 날은 세계 각국의 주가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PMI지수는 그러나 구매관리자의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다소 주관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조사 시점에 따라 의견이 달라지는 등 일관성과 과학성이 부족하단 평이다. PMI지수만 가지고 경기침체 여부를 단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앞으로 발표될 고용보고서상의 신규 일자리 증가와 실업률, CPI 물가지수 그리고 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 뉴욕증시 주요 지표 및 연설 일정

-9월 9일

7월 도매재고

8월 고용추세지수

7월 소비자신용

오라클 실적 발표

애플 신제품 공개 이벤트

-9월 10일

8월 전미자영업연맹(NFIB) 중소기업 경기낙관지수

미국 대선 토론회

-9월 11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9월 12일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결정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어도비, 크로거 실적 발표

-9월 13일

8월 수출입물가지수

9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