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장거리 무기 허용 기조…미·영 외교수장, 우크라 방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레미 영국 외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수도 키이우에 도착한 양국 외교수장은 방문 기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에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을 요청해왔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서방과 러시아 간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유발할 가능성을 우려해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후방 목표물을 노리는 것에는 반대해 왔다. 이때문에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최근 러시아가 빠르게 화력을 증강하면서 더 이상 장거리 공격을 막는 게 어려워져 장거리 무기도 허용 기조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제약을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 지금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working that out)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도 전날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관은 무기 사용 제한을 풀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미국이 살펴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이란의 미사일 수출로 러시아 화력이 세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지난 7일 이란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러시아로 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