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인대는 내년 1월 1일부터 2040년까지 법정 은퇴 연령을 점진적으로 늦추는 공식 계획을 통과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년 연장 조치가 노동 인구 감소 문제 대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한 이번 조치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연금 예산 부족 문제 해결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낮은 출산율과 상대적으로 젊은 은퇴 연령은 노동 인구가 계속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시아나 유에 이코노미스트는 은퇴 연령을 높이면 지방 정부의 연금 재원 현금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금 유입액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유출이 지연될 것이고, 지방정부가 재정적자를 해결할 시간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영 사회과학원은 2019년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연금 시스템 재원이 바닥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메이뱅크 투자은행 그룹의 거시 리서치 책임자인 에리카 테이는 CNBC에 "이번 개혁이 늦었지만, 매우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테이는 “중국이 향후 10년 동안 노동력 축소가 더욱 심각해질 때 고령 노동자 풀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정책 변화는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다소라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5분기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개혁이 대중들의 불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이전에도 은퇴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철회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톈첸 쉬는 CNBC에 "이 계획은 인기가 없을 수 있지만, 꼭 필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서 ”중국이 더 많은 사회적 반발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미셸 램은 “정년 연장이 상당히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아마도 정책 시행의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년 연장 소식에 상하이 에버조이 헬스그룹 주가가 10% 폭등하는 등 건강 및 노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