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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헤즈볼라 호출기에 폭발물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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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헤즈볼라 호출기에 폭발물 심어

17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의 슈퍼마켓에서 한 남자의 가방이 폭발했다. 사진=로이터
17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의 슈퍼마켓에서 한 남자의 가방이 폭발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대담한 작전을 펼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사드는 헤즈볼라가 수입한 호출기 5,000대에 폭발물을 심어 9명이 사망하고 3,000여 명이 부상당하는 대규모 폭발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헤즈볼라, 전례 없는 보안 침해


이번 사건은 헤즈볼라의 보안 체계가 심각하게 뚫렸음을 보여주는 전례 없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한 폭발로 헤즈볼라 전투원뿐만 아니라 베이루트 주재 이란 특사까지 부상을 입었다.

수개월에 걸친 치밀한 작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모사드는 수개월에 걸쳐 이번 작전을 준비했다. 헤즈볼라가 대만 골드 아폴로사에 주문한 호출기 5,000대에 폭발물을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 아폴로 측은 폭발에 사용된 호출기는 유럽의 한 회사에서 제조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회사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첨단 기술 활용


이스라엘 모사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헤즈볼라의 추적을 피하고 폭발물을 작동시켰다. 레바논 보안 소식통은 "모사드는 폭발물이 들어 있는 보드를 호출기 내부에 주입했는데, 이 보드는 특정 코드를 수신하면 폭발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밝혔다. 암호화된 메시지가 호출기에 전송되자 3,000개의 호출기가 동시에 폭발했다.

헤즈볼라, '가장 큰 보안 침해' 인정


헤즈볼라는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헤즈볼라 관계자는 이번 폭발이 지난 10월 7일 가자 분쟁 발발 이후 "가장 큰 보안 침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전 중동 부 국가정보관 조나단 파니코프 역시 "이는 헤즈볼라가 수십 년 만에 겪은 가장 큰 방첩 실패"라고 평가했다.

헤즈볼라의 호출기 사용 배경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저기술 통신 수단인 호출기를 사용해 왔다. 지난 2월,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지지자들에게 휴대전화가 이스라엘 스파이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고 호출기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스라엘-헤즈볼라 갈등 고조 속 발생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10월 가자 분쟁 발발 이후 양측은 국경을 넘나드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주로 가자지구에 집중하고 있지만, 레바논 국경 지역의 불안정한 상황은 더 큰 지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침투 능력 과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 정보부가 헤즈볼라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보 커뮤니티에서 28년간 근무한 폴 필러는 "이것은 이스라엘이 놀라울 정도로 극적인 방식으로 적대 세력에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으며,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의 교착 상태에 대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의 지상 공세가 임박했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