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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국 경기 침체로 60달러 초반까지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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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국 경기 침체로 60달러 초반까지 하락 전망

골드만삭스 "미국 경기 침체 땐 5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오펙(OPEC) 본부 밖에 있는 석유수출국 기구 로고. 사진=로이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오펙(OPEC) 본부 밖에 있는 석유수출국 기구 로고. 사진=로이터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석유 컨퍼런스에서는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가 최대 화두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세계 석유 수요 증가율은 하루 80만 배럴에 그쳐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 같은 석유 수요 급감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석유 수요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15%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 경제의 둔화는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 가격 하락, '얼마나'가 관건


석유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인해 미국 원유 가격은 이달 초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 회원국들의 증산과 감산 계획 연기 역시 석유 가격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 가격 하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관건은 '얼마나' 하락할 것인가에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원유 가격이 2년 안에 배럴당 60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배럴당 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내놨다.

"침체까지는 아니다" vs "위험은 여전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석유 시장 침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상품 거래 회사 건버(Gunvor)의 토르비욘 톤크비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상황이 둔화되고 있지만 침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트라피구라의 벤 러콕 글로벌 석유 책임자는 중국의 수요 약세와 이에 따른 전 세계 석유 소비 감소 우려를 표명하며 "브렌트유 가격이 곧 6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석유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인도, 석유 수요 증가 이끌까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대체 석유 수요 동력을 찾고 있으며, 인도가 잠재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IEA는 인도가 2024년에 하루 20만 배럴의 석유 수요 증가를 이끌며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석유 수요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인도의 석유 수요 증가가 중국의 빈자리를 완전히 채우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반다 인사이트의 반다나 하리 CEO는 "인도 수요는 중국 수요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 측면에서 또 다른 중국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속 신중한 접근 필요


중국 경기 침체로 석유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의 석유 수요 증가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중국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석유 시장 침체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